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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6·25 후 서운함 표명…MB 만난 오바마,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 [한·미 정상회담 D-4]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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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호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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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1998년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에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면서 역대 대통령의 국빈 방미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대통령 4년 임기 중 한 나라 정상의 국빈 방문은 1회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빈 방문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정부 출범 후 미국을 국빈 방문한 한국 대통령은 총 6명으로 윤 대통령이 7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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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미 정부가 제공한 군용기를 타고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만약 우리가 더 용기가 있었다면 압록강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종전과 관련해 미 정부에 서운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미 의회 연설에서도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미국의 추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한·미 수평적 관계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미국은 국제수지 역조 속에 베트남전에도 개입하게 되면서 주한미군 감축은 물론 군사원조프로그램 예산까지 한국에 부담하게 할 계획이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린든 존슨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 약속 등 미국의 세계 전략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비대칭적이던 한·미 관계를 정상화하고자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10월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10월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1991년 국빈 방미한 노태우 전 대통령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함께 테니스를 치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정작 회담 분위기는 녹록지 않았다. 냉전 해체 흐름 속에서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이 본격화하면서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냉전 종결이 곧 아시아·태평양의 안정과 직결된다”며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국빈 방미 모습도 사뭇 달랐다. YS가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국빈으로 초청받으며 남다른 방미길에 오른 데 비해 취임 첫해인 1998년 미국을 국빈 방문한 DJ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의회 연설에서도 “미국은 두 번이나 죽음의 위기에서 내 생명을 구해줬다”며, 미국과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미 의회 의원들도 연설 도중 20여 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1년 국빈 방문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환대로 화제를 모았다. 미 의회도 정상회담 하루 전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비준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한국말로 “환영합니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한 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해 “내 말이 저 멀리 한국인들 마음까지 전달되길 바란다”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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