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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함은 삶이다" 미니스커트·핫팬츠 유행 디자이너 퀀트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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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디자이너 메리 퀀트. AP=연합뉴스

영국 디자이너 메리 퀀트. AP=연합뉴스

미니스커트와 핫팬츠 유행을 이끌며 1960년대 패션에 큰 영향을 끼친 영국 디자이너 메리 퀀트가 9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퀀트의 가족들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퀀트가 이날 오전 집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패션 디자이너이자 '스윙잉 식스티즈'(활기찬 60년대·Swinging sisxties)의 뛰어난 혁신가였다"고 말했다.

퀀트는 1960년대 런던의 청년 주도 문화 변혁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퀀트가 1955년 런던의 부촌 첼시 지역에 연 매장 '바자'는 '스윙잉 식스티즈'의 중심이 됐다. 그는 특히 활동하기 편한 미니스커트를 제작해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미니스커트 창시자인지를 두고는 논란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건 분명하다고 AFP는 전했다.

핫팬츠(아주 짧은 바지)도 퀀트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그는 생동감 있는 색깔을 많이 사용했고, 변덕스러운 요소가 있는 조화롭게 매치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젊은 소비자가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967년 8월 영국 런던에서 메리 퀀트가 모델들과 함께 자신이 만든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967년 8월 영국 런던에서 메리 퀀트가 모델들과 함께 자신이 만든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67년 퀀트에게 '당신이 만든 옷의 노출이 심해 저속하다고 여겨지면 어떡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나는 저속함을 사랑하고,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그는 "좋은 취향은 죽음이고, 저속함은 삶이다"라는 말도 남겼다.

어떤 이들은 그가 패션계에 미친 혁신의 정도가 음악계로 따지면 비틀즈의 영향력과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빅토리아 앨버트(V&A) 박물관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그는 1960년대 패션의 자유를 대표했고,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역할 모델을 제공했다"며 "오늘날의 패션은 그의 선구적인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1934년 2월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교사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다.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회화학을 전공했으며, 남편 알렉산더 플런켓 그린과 사업 파트너로서 함께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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