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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에 수상한 검은 물체…여직원 화장실 몰카 설치한 LX직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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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만성동 한국국토정보공사 본사 전경. [사진 한국국토정보공사]

전북 전주시 만성동 한국국토정보공사 본사 전경. [사진 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 모 지사 30대 직원, 성특법 위반 입건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근무하는 30대 남자 직원이 여직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LX는 13일 "여직원 탈의실 안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A씨에 대해 파면 등 중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LX 경남 지역 모 지사 직원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LX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A씨 소속 지사 여직원이 화장실 변기에서 검은 물체를 발견하고 상부에 "몰카가 의심된다"고 보고했다. 지사 측은 즉시 건물 내부를 수색해 여직원 탈의실 창틀 위에서 카메라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발견 당시 카메라에는 파일 저장용 SD카드는 없는 상태였다. 여직원 탈의실과 화장실은 문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구조라고 한다. 경찰은 카메라 구매 내용과 해외 배송 내역 등을 바탕으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경찰에서 "카메라는 2월 6일 오후 5시45분쯤 설치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이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이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정렬 "내부 통제 시스템 미흡…공직 기강 확립"  

사건이 불거지자 LX 측은 A씨를 직위 해제하고 대기 발령 조처했다. 해당 지사 여직원 대상으로 심리 상담 치료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LX는 관련 규정에 따라 외부 전문가 50% 이상이 참여하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 중징계와 관할 감독자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정렬 LX 사장은 "유감스럽게도 수사 결과 직원이 일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흡한 지점이 확인된 만큼 이를 재점검하고 무관용 처벌로 공직 기강 확립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만성동 한국국토정보공사 본사 전경. [사진 한국국토정보공사]

전북 전주시 만성동 한국국토정보공사 본사 전경. [사진 한국국토정보공사]

LX "디지털 성범죄, 사실 밝혀지면 즉시 징계"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LX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전국에 13개 지역본부, 167개 지사가 있다.

LX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직 검찰 송치 전이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A씨도 자백했기 때문에 선조치할 계획"이라며 "기존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야 징계할 수 있었는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즉시 징계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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