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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5.18 폄하 김재원 사퇴해야, 호남서 육두문자 욕 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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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12일 "5. 18 폄하 발언으로 설화를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스스로 사퇴했으면 좋겠다. 내가 당 대표였다면 사퇴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인터뷰에서 "호남에서 쌍욕을 들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히고 "최근 20·30세대가 당에 등을 돌린 건 '주당 69시간 근무제' 파동이 가장 큰 이유"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일문일답.

호남 공략하는 국힘 30대 당협위원장 인터뷰 #"민주당 싫어하는 호남인들이 김 위원에 격노" #"호남의 국힘 선택권 박탈한 설화에 책임져야" #"국힘 청년층 이반은 69시간 혼선 탓, 대책 시급" #"이준석 '총질' 내버려둬야.. 당이 잘하면 그만" #12일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는 뭐라 보나
"대통령 슬로건이랑 당이랑 하나도 안 맞는다. 대통령은 자유를 말씀하시는데 국민의힘 행태를 보면 자유를 연상할 국민이 있겠는가. 최고위원들의 설화 릴레이부터 문제였다. 대안 세력도 없고 당내 자유도 없는 가운데 주류가 이상한 방향으로, 과거로 달려가니 지지율이 그냥 빠지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가 당신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만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대표가 나 빼고는 전당대회 경쟁자들을 다 만났기에 나한테도 일부 책임이 있다. 김 대표가 직접 두 번 연락해 만나자고 했는데 일정이 안 맞았다. 그 와중에 최고위원들이 날 영구 추방하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신임 여의도연구원장이 '천하람에게 호남 특위 같은 자리 줘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만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만남에 시간 끈 게 결국 자리 받으려고 그런 거냐'는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지난달 31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오지 않았나. 그때가 기회였지 않나
  "아쉽게도 김 대표는 참석을 안 해 만남이 불발됐다. 사실은 전주의 보궐 선거가 기회였다. 지원 유세에 날 불러줬으면 자연스럽게 김 대표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요청이 없어 역시 불발됐다. 당장은 만남이 이뤄질 분위기가 아닌 듯하나 같은 당에서 생활하니 당연히 언젠가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다."

 - 호남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이 심각한데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사실 호남은 우리가 조금만 열심히 하면 찍어준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가 전주에서 19% 넘게 득표했다. 그런데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은 반 토막이 났다. 정운천 의원이 출마했다면 조금 더 득표하기 했을 거다. 그러나 그가 출마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국민의 힘 지지율의 민낯을 볼 수 있었으니 약이 된 셈이다."

 -호남의 민심을 되찾을 방도는
"다른 지역이랑 똑같이 대하면 된다. 2년 전 이준석 대표가 전당대회 치를 때 광주 연설을 앞두고 나한테 전화해 '5.18 묘역 가야 하나'고 묻길래 '대구 가면 2.28 학생운동 사적지 참배하는가? 부산 가면 부마항쟁 추모비 참배하는가? 이준석이 5.18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지 않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광주 사람들이 우리 당에 기대하는 건 다른 지역과 똑같이 미래 비전을 얘기해달라는 거다. 시민들이 반색할 먹고사는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답이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에서조차 민주당에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사법 리스크가 큰 이재명의 민주당에도 진다는 건  비호감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얘기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울산에서 우리가 질 리가 있냐' 했는데 이번에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 졌다. 기초의원이니 별 게 아니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게,  오히려 기초 의원 선거라 후보 아닌 정당보고 투표하니 위험한 것이다. 내년 대구 총선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해법은 무엇일까
 "일단 이상한 얘기(설화)를 하지 않는 거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 또 집토끼 지키겠다는 생각을 내려놔야 한다. 지지율에서 쫓긴다고 집토끼 지키기로만 갔다가 참패한 3년 전 총선을 재연하면 안 된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이 지휘해 이긴 2012년 총선 선거 때처럼 하면 된다.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데려오고 경제민주화 내걸며 변화의 몸부림을 보여주니 민심이 선택해준 것 아니냐. 내년 총선도 몸부림 경쟁일 것이다. 누가 더 변화의 몸부림을 치느냐로 가면 이길 수 있다."

 -5.18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입장은
"솔직한 심정으로는 김 최고위원이 사퇴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지 얼마 안 됐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김기현 대표의 고뇌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내가 대표였다면 사퇴를 요구했을 것 같다."

 -김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호남에서 어떤 반응을 들었나
 "쌍욕을 들었다. 욕을 한 분이 호남 언론인인데 이분이 민주당을 안 좋아한다. 광주 한 언론의 오늘 여론조사를 보면, ';광주의 국회 의석 8석을 민주당이 독식해야 한다'는 여론은 30% 선에 불과하고 '민주당 외에 중도 보수 정당도 의석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50%가 넘는다. 광주에도 1당 독점을 거부하는 분들이  많은 거다. 그 언론인이 그런 분이다. 그분 말씀이 '국민의힘이 지난해 열심히 해서 광주 지지율이 20%에 육박한 마당에 (김 위원이) 왜 스스로 재를 뿌리나'는 거다. '나 같은 사람도 호남에서 선택권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걸 가로막은 김재원 위원에 욕이 안 나올 수 없다' 고 하더라. 호남에서도 많은 이들이 과거에 얽매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호남의 핵심 이슈가 5.18 민주화 운동이면 안 된다는 생각인 거다. 그런데 자꾸 과거에 발목 잡는 얘기들이 국민의 힘에서 나오니 육두문자로 욕을 한 것이다. 나도 솔직히 욕이 나왔다."

 -전광훈 목사 지지 세력이 국민의힘에 유입됐다는 것은 사실인가
 "많지는 않지만, 실체는 있다. 수도권 한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추천인이 전광훈으로 쓰여있는 입당 원서가 500장 이상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추천인이 전광훈이라고 당원을 쫓아낼 수는 없다. 나는 이 문제를 이렇게 본다.  태영호 위원이나 김재원 위원의 설화가 없었다면 전광훈 목사 얘기가 나와도 큰 문제가 안됐을 거다. 어느 당이나 극단적인 세력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설화가 이어지고, 당 대표가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니 전 목사 같은 세력과 당이 연결된 것처럼 국민에 비춰지는 거다."

-20~30대가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는데
"문재인 정부 때도 장 빨리 등을 돌린 이들이 20대와 30대였다. 이들은 정당 일체감이 별로 없다. 정권의 위선, 내로남불을 가장 먼저 눈치채고 국민의힘을 선택해준 것인데 지금은 우리 당이 위선적이 돼 매를 맞는 것이다. 공정과 상식과 자유를 내세워 집권했는데 그 가치들을 안 지키니까 2030이 '앞뒤가 다르네'라며 등을 돌린 거다."

-대책은 뭘까
 "젊은 사람들 몇 명 내세워서 대변인 시키고 이러는 건 답이 아니다. 공정과 상식과 자유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예를 들면 우선 김재원 최고위원을 징계해야 한다. 이건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의 일관성 때문에도 필요하다. 싫은 사람한테는 엄격하고 같은 편한테는 관대했던 민주당 식의 공정과 상식은 안 되는 것 아닌가. 다음으론 정책이 왔다 갔다 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 부채 줄여야 한다면서 국민 1인당 휴가비로 10만 원씩 준다는 건 모순 아닌가. 또 주당 69시간 근무제 파동도 진짜 심각하다. 30대 지지율이 급속도로 떨어졌던 이유가 이거다. 대통령이 '60시간 이상은 안 된다'고 했는데도 지지율이 회복 안 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책을 놓고 대통령의 워딩(말)이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노동조합의 부정과 범죄를 때리는 것은 좋은데, 동시에 노동자들의 마음을 살 만한 정책들을 내놔야 한다. 69시간 근무제 꺼내기 전에 '공짜 야근'을 유발하는 포괄임금제를 손 보겠다는 얘기가 나왔어야 했는데 안 해서 노동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내부 총질'한다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데
 "이 전 대표의 스타일을 좋지 않게 보는 분들 입장에서는 거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이 잘못 가고 있을 때 세게 들이박지 않으면 안 바뀐다는 생각에서 이 전 대표는 본인의 행보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고 있다.  방법은  하나다. 당과 정부가 정치를 잘하면 된다. 당내에 이견이 나오면 힘으로 누르지 말고 논리, 실적으로 이기면 된다. 그럼 이준석 전 대표의 비판이 우스워지게 돼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 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는데
 "악수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고생했지'라며 격려하더라. 사실 윤 대통령이 호남에 애정이 강하다. 검사 시절 광주에서 근무했을 때 호남 전역을 주유한 것이 아주 풍족한 경험이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1년 전 나를 포함한 호남 당협위원장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선 '여러분이 당 지지율 조금만 더 올려주면 좋겠다. 그래야지 호남에 애정을 쏟는 데 더 힘이 나고, 다른 지역에서 보기에도 서운하지 않으시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그만큼 대통령이 호남에 진실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 인터뷰는 12일 방송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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