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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분기 영업익 1조5000억, 14년 만에 삼성전자 제쳤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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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호 03면

LG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974억원을 기록해 14년 만에 삼성전자 영업이익(6000억원)을 추월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LG전자는 1분기 매출 20조4178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의 잠정실적을 냈다고 7일 공시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6%, 22.9% 줄었지만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보다 3765억원 웃돌았다. 이로써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추월하게 됐다. 호실적에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35% 오른 11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선 LG전자의 수익성 방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주완 사장의 강도 높은 비상경영 체제 전환 주문 아래 지난해 11월부터 각 사업 부서와 본사 조직 구성원을 중심으로 워룸(전시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불황 극복에 주력해 왔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제적 재고 관리가 주효했다”며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침투율이 오르는 등 고급화 전략의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생활가전(H&A)과 TV(HE)는 물론 신사업인 자동차 전장(VS) 등 전 분야에서 고루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가전 수요가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히트 펌프 등 고효율 제품을 앞세운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확대된 점도 실적 부진을 상쇄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적자가 컸던 스마트폰과 태양광 사업을 정리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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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 사업도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판매 물량이 늘어나고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한 매출 확대로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문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 사업부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늘고,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에서는 기존 고객 물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 업체들로 고객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변동에 둔감한 B2B 매출이 올해 LG전자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고, 과거 3년간 수익성 중심의 수주 건전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전장 부품이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의 흑자규모가 확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중심으로 LG전자는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라며 “자동차 부품이 순항하는 가운데 신규 사업 역시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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