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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소프 의원 "난 한국과 '절친'…한·미 정상회담 새 기회될 것"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정계의 '뜨는 별'이자, 대표적 친한파(親韓波)로 분류되는 존 오소프(36) 상원의원은 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의 상원의원 중 한국의 절친(best friend)"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한국 기업의 우려에 대해 "한‧미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미국 민주당에서 1980년 이후 최연소로 상원의원에 당선된 오소프 의원은 당선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이례적으로 일주일 가까이 머물렀고, 지난 3일 재차 한국을 찾았다. 방한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난 그는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은 양국 관계 증진과 무역·상업·연구·기술·상호안보의 새로운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021년 가을 첫 방한 때 6일이나 체류하며 한국을 샅샅이 탐구(deep dive)했는데 이번이 두 번째 탐구라고 봐야 할까?
"한국에서 시간을 충분히 갖고 깊게 알아가는 것을 선호한다. 이번에도 5일 동안 체류하며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 중 내가 한국의 절친(best friend)일 것이다."
2021년 11월 방한 때 후보 신분이던 윤 대통령을 이번에 다시 만났다. 달라진 점이 있었나. 
"이번엔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한 기회, 역내와 글로벌 안보 이슈 등 다양한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윤 대통령의 방미를 기대하고 있다. 누군가와 만남을 거듭하고 관계가 형성되면 믿음, 솔직한 태도,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업무에서도 성공적인 기반을 갖추게 된다. 대통령 당선 전에 윤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번에도 달라진 점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오소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촉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보냈을 정도로 한·미 관계 증진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정치인이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게도 윤 대통령의 초청 및 미국 의회 연설의 필요성을 직접 요청했다.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정상외교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나는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요청했고 매카시 하원의장에게도 대통령을 초청해 달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흔치 않은 두 번째 국빈 방문이다. 올해가 한·미 동맹 70주년이고 양국 관계가 고점에 있다. 관계 증진과 무역·상업·연구·기술·상호안보의 새로운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양국 국민들 간의 사랑을 키우는 계기로 삼고 싶다."
그러나 지난해 발표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여전하다. 이 문제를 한국 기업인들과 논의했나.
"난 한국 기업인들과 끊임 없이 소통하고 있다. IRA로 인한 우려가 있지만 그로 인해 미국 내 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고 본다. IRA 집행에 있어서 최근 발표된 내용을 보면 미국이 이 법을 신중히 펼쳐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보일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보조금 지급 규정 등에 대해 일각에선 '제2의 IRA'이란 지적이 있다.
"그래서 항상 경청하는 것이다. 소통이 중요하다. 이번 방한에서도 최대한 많이 듣고 한‧미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자 한다."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아 헌화를 마친 뒤 전사자명비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아 헌화를 마친 뒤 전사자명비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구인 조지아주에는 한국 기업이 100개 이상 진출해 있고 투자도 상당하다. 업무 중 한국 관련 현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과 조지아주는 굉장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유권자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인, 한국 문화, 역사 모두를 사랑한다. 한‧미 양자 관계는 미국이 전 세계에 구축한 가장 중요한 전략적 관계 중 하나다. 나는 다른 어떤 외교 이슈보다도 한‧미 관계에 가장 큰 관심이 있다. 내가 2021년 처음으로 사절단을 이끌고 방문한 국가도 한국이었다."
현대차와 SK에 이어 한화도 조지아주에 투자한다. 조지아주에 한국 기업의 투자를 더 유치할 계획인가?
"난 상원에서 에너지 정책에 적극적 활동을 하고 있다. 취임하면서부터 조지아주가 에너지 혁신과 제조업에서 치고 나가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우리 주를 태양광 생산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선진 에너지 분야인 수소·배터리·자동차 생산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본다. 조만간 조지아주와 한국 간의 추가적 무역과 투자 협력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끈 특별한 소통의 스킬이 있는가?
"솔직하고 정직한 태도, 상호 존중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친환경 분야의 여러 주요 기업인들을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동료이자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오소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 "윤 대통령의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며 "미국의 동맹이자 주요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한‧일과의 3각 협력으로 서로의 안보 강화와 공동 번영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역사를 공부했고, 한·일 간의 과거사 문제가 민감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2021년 첫 방한 때에 이어)이번에도 한국에 오기 전에 ‘미스터 션샤인’을 한 번 더 봤다"고 말했다.

2021년 11월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악수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2021년 11월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악수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당시 주미대사)과 만나 북한의 무력 시위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들었다.
"우선 조 실장의 임명을 축하한다. 조 실장이 주미대사 시절 우리는 친구가 됐다. 당시 협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국 내에선 독자 핵 개발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한‧미가 협력하면 북한의 공세를 억지하고 좌절시킬 역량이 충분하다. 우리의 공동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다. 내가 이번주 한국에서 참여한 안보 관련 고위급 협의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한‧미 공조를 확인하는 끊임없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미국 국내 정치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데 대한 입장이 있나. '트럼프의 시대'는 지나간 것으로 보는지, 또는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있다고 보는지 듣고 싶다.
"개별 정치인의 미래에 대해 예측하지는 않겠다. 미국은 법치 국가다. 우리의 독립적인 사법 시스템을 믿는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순 없다. 그리고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모두가 무죄다. 사법 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우리는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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