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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MZ 아닌 잘파(Z+알파)다”…식품·패션업계 신상품 봇물

중앙일보

입력

SPC삼립이 산리오캐릭터즈를 활용한 ‘산리오캐릭터즈 빵’ 10종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13일부터 5월 14일까지는 서울 일대에 ‘산리오캐릭터즈 빵 자판기 미니팝업’을 운영한다. 사진 SPC삼립

SPC삼립이 산리오캐릭터즈를 활용한 ‘산리오캐릭터즈 빵’ 10종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13일부터 5월 14일까지는 서울 일대에 ‘산리오캐릭터즈 빵 자판기 미니팝업’을 운영한다. 사진 SPC삼립

식품·유통·패션 업계가 이른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겨냥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요 마케팅 화두였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이어 트렌드 키워드로 부상할 조짐이다.

잘파세대는 ‘젠Z’(Z세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의 합성어로 주로 10·20대을 가리킨다. 아날로그 환경에서 태어나 점차 디지털 환경을 접한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디지털 기기와 메타버스에 익숙하고 꾸미기에 열광하며 다양한 취향을 받아들이는 게 특징으로 꼽힌다.

다꾸 즐기는 ‘잘파’ 겨냥…이젠 띠부씰 102종

5일 SPC삼립은 ‘산리오캐릭터즈 빵’ 10종 출시를 알리며 “잘파세대 고객 확대를 위해 산리오 캐릭터즈와 협업해 헬로키티,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을 반영한 빵과 디저트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13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는 서울 일대에 빵 자판기 미니팝업도 운영한다. 쿠로미(성수), 마이멜로디(석촌호수), 시나모롤(강남역), 헬로키티(홍대입구) 등이다.

제품 안에는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 102종을 무작위로 넣었다. SPC삼립 관계자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폰꾸(폰 꾸미기)를 즐기는 잘파세대 트렌드에 맞춰 꾸미기용 스티커로 ‘반짝이씰’을 포함했다”며 “포켓몬빵, 보름달빵에 이어 잘파세대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달 잘파세대가 좋아하는 펀(fun·재미) 콘셉트의 풍선껌 ‘와우 레인보우’를 출시했다. 파인애플·레몬·라즈베리 등 3가지 과일 향으로 노란색 껌에 6가지 색 레인보우 플레이크를 더해 알록달록한 색깔을 담았다. 오리온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친구들과 풍선껌을 불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지난달 잘파세대가 좋아하는 펀(fun) 콘셉트에 맞춘 풍선껌 ‘와우 레인보우’를 출시했다. 사진 오리온

오리온은 지난달 잘파세대가 좋아하는 펀(fun) 콘셉트에 맞춘 풍선껌 ‘와우 레인보우’를 출시했다. 사진 오리온

잘파세대에게 익숙한 로블록스·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도 이어진다. 편의점 GS25는 로블록스에 편의점 시뮬레이션 게임 ‘모여봐 GS25’를 선보였고,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게임을 운영했다. 농심은 제페토 내에 신라면 분식점을 개설했다.

알파세대 특화 서비스도 활발하다. 식자재 유통 기업인 풀무원푸드머스는 지난달 어린이 체험 활동을 위한 ‘자연관찰 체험 그로우 키트’를 내놓았는데 5만6000여 개가 완판됐다.

이마트는 이달부터 일부 지점에서 6~8세 키즈 고객을 대상으로 어린이 장보기 이벤트를 연다. 이마트 그로서리 매장에서 스스로 상품을 골라 결제하고 요리해 보는 체험이다. 이마트 측은 “키즈 고객이 앞으로의 30년을 이마트와 함께할 수 있도록 키즈 친화 이벤트를 연중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키우려 유사한 젠Z와 알파 묶어”

패션 업계에서도 잘파세대 특성을 고려한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최근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스’(UNIS)를 출시했다. 박동일 에잇세컨즈 여성복팀장은 “젠지는 성별을 초월해 다양한 취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어 젠더리스 실루엣과 감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랜드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는 이날 신상품 카라티를 다양한 컬러로 출시하며 Z세대에게 인기 있는 사진관 브랜드 ‘시현하다’ 촬영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최근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스’(UNIS)를 출시하며 “젠지 세대는 성별을 초월, 다양한 취향에 대해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문화적 특성이 존재해 젠더리스 실루엣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진 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최근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스’(UNIS)를 출시하며 “젠지 세대는 성별을 초월, 다양한 취향에 대해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문화적 특성이 존재해 젠더리스 실루엣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진 삼성물산

10대 고객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이용자 수(MAU)가 월 669만 명으로 업계 수위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빠른 배송 ‘샥출발’ 사용자 연령대는 10대(19.9%)와 20대(32%)가 30대(18.4%)보다 많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전문몰 이용 동향'. 자료 에이블리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전문몰 이용 동향'. 자료 에이블리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간 MZ세대가 많이 거론됐지만 사실 Z세대는 밀레니얼보다 알파세대와 유사점이 더 많다. 밀레니얼보다 디지털에 훨씬 익숙한 게 Z세대와 알파세대”라며 “기업들도 Z세대만 보면 시장이 좁으니 시장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도 비슷한 알파세대를 묶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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