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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해 뉴욕 대형로펌 관뒀다…검사 출신 블란치 이력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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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출두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뉴욕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에 도착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출두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뉴욕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에 도착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 절차를 밟기 위한 법원 출두를 앞두고 변호팀 증원에 나섰다. 장기전에 대비한 화력 보강 차원으로 분석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노리는 트럼프가 장기간의 법정 다툼을 준비하면서 연방검사 출신 토드 블란치 변호사를 변호팀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칼라 범죄가 전문 분야인 블란치 변호사는 기존 변호팀인 수잔 네첼리스, 조 타코피나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 변론 활동을 벌이게 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란치 변호사는 공격적이면서도 신중한 변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의 법률팀과도 연줄도 있다. 블란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인 보리스 엡슈타인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이후 탈세ㆍ돈세탁ㆍ금융사기 등 혐의로 맨해튼 지검에 기소된 폴 매너포트를 변호했다. 블란치 변호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가 기소된 사업가 이고르 프루먼을 변호한 일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의 대형 로펌에서 일하다 트럼프 변호를 위해 사임한 블란치 변호사는 퇴임의 변을 밝힌 이메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 끝에 회사를 떠나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번 영입은 기소 이후 재판 과정을 최대한 2024년 대선까지 끌고 가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지연 전략에 따라 ‘방패’를 보강한 조치로 풀이된다. NYT에 따르면, 기존 변호팀의 수잔 네첼리스는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브루클린에서 지방검사로 일했고 주로 조직범죄 및 공공부패 사건 변론을 맡았다. 조 타코피나 변호사 역시 브루클린 지방검사 출신으로 과거 팝 가수 마이클 잭슨과 미 프로야구 선수 출신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지난 주말 플로리다에서 골프를 치고 3일 뉴욕으로 이동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를 정치적 이익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기소 후 24시간 만에 후원금 400만 달러(약 52억 원)를 모금했다고 공개했던 트럼프 측은 3일 “기소 소식 이후 지금까지 700만 달러(약 91억 원)를 모금했다”며 “이번 법적 조치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정치적 후원을 강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 근처에서 트럼프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 근처에서 트럼프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기소 내용을 듣고 유죄 인정 여부를 밝히는 기소인부(認否)절차를  마친 뒤 같은 날 저녁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WP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트럼프의 조언 그룹은 이번 연설을 도전적이고 심지어는 (형사 기소를) 축하하는 느낌이 들게 하자고 트럼프를 설득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두를 하루 앞두고 미 백악관은 폭력 시위 등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알고 있는 게 있느냐’는 물음에 “언급해야 할 구체적인 위협은 없다”면서 “가능한 한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재정적자 거론하며 ‘트럼프 때리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프리들리에 있는 커민스 발전 시설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프리들리에 있는 커민스 발전 시설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폭력 시위 등 불안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뉴욕경찰을 믿는다”고 했다. 2020년 대선에 이어 2024년 차기 대선서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형사 기소를 ‘정치적 박해’라며 정부를 공격하는 데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노 코멘트’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민생 행보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프리들리에 있는 에너지기업 커민스를 방문해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성과를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한편으론 전임 트럼프 정부 때 심화된 재정적자를 문제 삼으며 우회적인 ‘트럼프 때리기’를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줄어든 점을 언급하며 “내 직전에 이 일을 한 사람은 적자를 2조 달러 늘렸다”고 비판했다. 또 공화당 내 강경파를 겨냥해 “‘마가(MAGAㆍ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 공화당원은 미국 경제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 문제에 비협조적인 공화당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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