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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붉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선수들에게 고맙다"

중앙일보

입력

3일 챔프전을 마친 뒤 눈시울을 붉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목이 멘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3일 챔프전을 마친 뒤 눈시울을 붉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목이 멘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돌아서야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시즌을 마친 소회를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졌다. 먼저 두 세트를 따냈지만 역전패하면서 시리즈 전적 3패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태웅 감독은 "대한항공 선수들의 우승을 축하한다. 힘들게, 힘들게 왔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우승컵을 가져가서 축하한다. 현대캐피탈의 세대교체 시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19~20시즌엔 3위에 그쳤고, 리빌딩을 선언한 20~21시즌은 6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엔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7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허수봉, 박경민, 김선호, 김명관, 이현승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올 시즌엔 정규시즌 2위와 챔프전 진출이란 열매를 맺었다.

최태웅 감독은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을 치르면서 어린 선수들이 제 생각보다는 부담감을 덜 가지고 있었다. 경기력이 향상된 게 보였다. 아쉽긴 하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챔프전에서 우리 팀 선수들이 리그 때보다 경기력이 좋아졌다. 사실 조금 내가 욕심을 낸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끝날 때까지 들었다"고 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최태웅 감독. 뉴스1

경기를 지켜보는 최태웅 감독. 뉴스1

리빌딩 기간에 대해선 "다시는 못할 거 같이 힘든 시간이었다. 어린 선수들도 형들과 비교되기 때문에 힘들었다.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지난 2~3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세대 교체를 한 현대캐피탈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최태웅 감독은 대한항공 우승을 이끈 세터 한선수와 포옹했다. 최 감독은 "'수고했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첫 우승 때 눈물을 흘린 걸 기억하는데… 팀을 잘 잡는 모습을 보면서 국내 최고 세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베테랑 선수들은 경기 뒤 눈물을 보였다. 최태웅 감독은 "(나는)눈물을 참았다. 나이가 좀 더 들면 뛰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그런 게 드러난 것 같다. (전)광인이가 없는 상태에서 문성민, 박상하가 코트에서 잘 리드했다. 어려운 고비를 넘겼고, 오늘까지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걸 쏟아부었다"고 돌아봤다.

공수 핵심인 전광인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최태웅 감독은 온갖 묘수를 짜냈다. 최태웅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쏟아부었다. 엔트리 15명 다 기용하고, 모든 전략 전술 다 썼다. 생각만 가지고 안 되는데 선수들이 따라해줬다는 게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칭찬을 해달라는 요청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최 감독은 "엄지 척 두 개 해주고 싶다"고 한 뒤 "너무 걱정을 많이 했는데, PO 준비하면서 저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표현도 됐는데 다 참아줘서. 참 좋았다"고 했다.

다섯 번째 별을 향한 도전은 이어진다. 최태웅 감독은 "일단은 아시아 쿼터다.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오레올도 떠날 것 같다. 트라이아웃 준비도 한다. 내일 하루만 쉬고 영상 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선수들이 성장해 온 걸 앞으로 배웠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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