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수는 외국인, 수출은 다변화…유통업계 새 활로 살펴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 뉴스1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 뉴스1

유통·식품·뷰티 업계가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경영 가늠자로 안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밖으로는 미국·유럽·동남아 공략을 화두 삼아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관광객 430% 급증…외국인 매출 9배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각각 43만4429명, 47만924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0.8%, 379.3% 급증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30% 수준이지만 현장에선 체감 효과가 크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해 1~3월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각각 780%, 43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더현대 서울도 같은 기간 각각 365.3%, 872.6% 늘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1~17일 서울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배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견줘 두 배 이상인데, 외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73%로 여섯 배 가까이 뛰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CJ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CJ올리브영

CJ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CJ올리브영

이달엔 동남아 연휴…관광객 유치 총력전

외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부활절(6~9일)과 태국 쏭끄란(13~15일), 캄보디아 크메르 신년(14~16일), 인도네시아 르바단(21~26일) 등 주로 동남아 국가의 연휴가 몰려 있어서다.

이에 따라 면세점 업계가 분주해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4일 중국·일본·동남아 단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50여 개 여행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2월에는 걸그룹 트와이스 단독 팬미팅을 열어 일본인 관광객 500명을 유치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태국어·베트남어 쇼핑 도우미를 배치하고, 언어별 할인 쿠폰이 든 리플렛을 배포하는 등 동남아 관광객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태국 건강식품 회사 직원 330명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방문했다. 4월 동남아 황금 연휴를 앞두고 유통 기업들이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사진 신세계면세점

지난달 20일 태국 건강식품 회사 직원 330명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방문했다. 4월 동남아 황금 연휴를 앞두고 유통 기업들이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사진 신세계면세점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은 외국인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5~7%에 이르는 상품권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에 외국인 고객 전용 라운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CU·이마트24 등 편의점도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하고 난 뒤 부가가치세 환급액을 즉시 차감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재개했다.

화장품·농수산식품·패션의류 수출은 늘어

뷰티‧식품 업계는 해외 시장 다변화를 올해 성장 키워드로 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설화수’ 모델로 블랙핑크 로제에 이어 배우 틸다 스윈튼을 추가 선정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북미·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김홍기 부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중국·북미·일본 사업을 확대하고 동남아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킨케어 브랜드 설화수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배우 틸다 스윈튼을 지난달 발탁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스킨케어 브랜드 설화수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배우 틸다 스윈튼을 지난달 발탁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실제 뷰티 업계는 올해 2·3월 수출에서 선방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7억7500만 달러) 늘었다. 2월(6억5300만 달러, 13.8%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농수산식품, 패션·의류 수출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억8400만 달러), 2.1%(2억3600만 달러) 늘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식품사 해외 비중 UP…“내수 극복 방안 필요”

식품 회사들은 해외 진출에 더 적극적이다.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CJ제일제당이 47%, 농심 35.9%, 대상 35%,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19.5%였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67%에 달했던 삼양식품은 올해도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지역별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5년간 소주 수출액이 평균 17.1% 늘어난 하이트진로도 “단기적으로 동남아와 중화권 국가, 중장기적으로는 서구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수출용 소주 제품 이미지. 왼쪽부터 참이슬 후레쉬,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 복숭아에이슬.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수출용 소주 제품 이미지. 왼쪽부터 참이슬 후레쉬,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 복숭아에이슬. 사진 하이트진로

전문가들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장려와 수출 다변화를 주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와 자산 가격 하락이 이어져 자체 내수 확대가 부진한 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K콘텐트의 성장으로 K푸드, K뷰티 등의 수출이 늘어날 여건이 마련됐다”며 “수출국 다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