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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 ‘반짝’ 회복…돌아온 중국인 관광객, 내수 살릴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전기차 보조금이 풀리면서 올해 2월 소비가 ‘반짝’ 살아났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2월 소매판매지수는 계절조정 기준 108.4로 전월 대비 5.3% 상승했다. 이 지수는 2020년 수준을 100으로 기준 삼은 다음 소매판매가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를 보여준다. 100 위로 올라갈수록 소비 경기가 좋다는 의미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뉴스1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뉴스1

2월 상승률은 전월 대비 기준 1995년 12월(5.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연이어 감소했던 소비는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단기적 요인이 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이 확정되면서 승용차 판매(10.8%)가 큰 폭으로 늘었다. 보조금이 소진되기 전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중단됐던 중국인의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이 재개되면서 면세점 판매(18.3%)도 크게 증가했다.

소비 경기와 직결된 서비스업 생산지수도 0.7% 올랐다. 운수ㆍ창고업(5.4%), 숙박ㆍ음식점(8%), 예술ㆍ스포츠ㆍ여가(12.1%)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었다. 지난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중교통ㆍ병원 등 일부를 제외하고 해제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92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올랐다. 장기 평균치(100)와 비교해 아직 아래이긴 하지만 회복 흐름을 탔다.

수출이 6개월 연속으로 고꾸라지는 상황에서 내수가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마스크 완전 해제,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을 경기 회복 요인으로 본다. 실제 2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379.3% 증가한 47만9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2월 방한 관광객 수가 120만200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은 크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29일 ‘내수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국내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는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관광 수요가 많고 입국 거부율도 낮은 일본ㆍ대만ㆍ홍콩ㆍ미국 등 22개국을 대상으로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까지 한시로 면제하고, 무비자 환승 입구 제도는 부활시키기로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정부 내수 대책으로 올해 관광 산업 부가가치 4조6000억원을 포함해 총 11조2700억원 생산이 유발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2%에 이르는 규모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대로 내수 경기가 흘러갈지는 불투명하다. 2월 지수가 반등한 건 기저효과 영향도 컸고, 고금리ㆍ고물가 충격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매판매는 성장의 핵심 엔진 역할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국의 소매판매 동향은 성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라면ㆍ과자 등 식료품, 주류 등 가격 인상 발표 이어지고 있고, 난방ㆍ전기료 상승으로 서비스 요금 인상 압박도 가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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