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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4시간43분 접전에 끝내기포로 마침표…이승엽 감독 데뷔전 승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첫 판을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47) 신임 감독은 공식 데뷔전에서 프로 사령탑 첫 승리를 신고했다.

두산 로하스가 1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두산 로하스가 1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두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3 KBO리그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터진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에 힘입어 12-10으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로하스는 4시간 43분에 걸친 긴 승부에 홈런으로 마침표를 찍으면서 KBO리그 최고 홈런 타자였던 이 감독에게 기념비적인 1호 승리를 선물했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이었다. 두산은 1회 말 첫 공격부터 3점을 뽑아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다. 테이블세터 정수빈과 허경민의 연속 출루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은 뒤 롯데 선발 딘 스트레일리의 폭투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더 진루했다. 이어 호세 로하스의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 허경민이 선제 득점을 올렸고, 1사 후엔 양의지가 두산 복귀 첫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를 쳤다. 양의지가 1루를 지나 2루까지 노리다 태그아웃됐지만, 그 틈을 타 1루 주자 김재환까지 홈을 밟아 3-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곧 롯데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롯데는 2회 초 전준우의 시즌 1호 솔로홈런으로 한 발 따라붙은 뒤 4회 초 1사 만루에서 안권수(2타점)와 안치홍의 연속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진 5회 2사 만루에서는 안치홍의 밀어내기 볼넷과 잭 렉스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와 3점을 보탰다.

두산 허경민(가운데)과 김재호(오른쪽)가 1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홈을 밟은 뒤 이승엽 감독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두산 허경민(가운데)과 김재호(오른쪽)가 1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홈을 밟은 뒤 이승엽 감독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두산 타선은 스트레일리가 내려가고 롯데 불펜이 가동된 7회 말 다시 힘을 냈다. 무사 1·3루에서 이유찬의 희생플라이와 정수빈의 좌전 적시타로 5-8까지 따라 붙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이어진 2사 1·3루 볼카운트 1B-1S에서 롯데 불펜 구승민의 3구째 스플리터를 걷어올려 우월 동점 3점 아치를 그렸다. 타구가 큰 포물선을 그리며 펜스를 넘어가자 잠실의 만원 관중이 들썩였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8회 말 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투입된 조수행의 빠른 발을 앞세워 1점을 더 보탰다.

하지만 이번엔 롯데가 다시 결정적인 점수를 뽑았다. 유강남이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두산 소방수 홍건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고, 폭투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안권수가 초구를 통타해 우중간을 가르는 동점 적시 3루타를 작렬했다. 스코어는 9-9. 두 팀은 결국 시즌 첫 경기부터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처는 11회였다. 롯데가 먼저 점수를 뽑았다. 1사 1·3루에서 렉스가 우익수 앞으로 천금같은 적시타를 날렸다. 3루 관중석의 롯데 팬들은 이날 4안타로 3타점을 올린 렉스가 대주자로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큰 환호를 보냈다.

두산 선수들이 1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승리한 뒤 물을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두산 선수들이 1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말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승리한 뒤 물을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이 경기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11회 말 선두 타자 정수빈이 우전안타로 출루하면서 물꼬를 텄고, 허경민이 중전 안타로 화답해 무사 1·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뒤 이어 타석에 선 로하스는 롯데 문경찬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작렬했다. 리그 역대 4호이자 두산 최초의 개막전 끝내기 아치였다. 두산 선수들은 펄쩍 펄쩍 뛰며 그라운드로 달려 나왔고, 더그아웃의 이승엽 감독과 김한수 수석코치는 얼싸안으며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키움 히어로즈는 한화 이글스와의 고척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퓨처스리그 자유계약선수(FA)로 키움에 온 이형종이 올 시즌 첫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면서 역대 KBO리그 개막전 최다 탈삼진 기록(10개)을 27년 만에 갈아치웠다.

SSG 랜더스는 인천에서 KIA 타이거즈를 4-1로 제압했다. SSG 에이스 김광현은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327경기) 150승 고지를 밟았다. NC 다이노스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0으로 완승했다. 새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가 5이닝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올렸다.

KT 위즈는 수원 홈 경기에서 6회 말에만 8점을 뽑는 집중력을 뽐내며 LG 트윈스를 11-6으로 꺾었다. 선발 웨스 벤자민이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고, 강백호와 앤서니 알포드가 나란히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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