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셀트리온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신약 매출 비중을 각각 60%, 40%로 맞춰 다국적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29일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공언했다. 서 명예회장은 전날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공동의장 및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경영 일선을 떠난 뒤 2년 만에 복귀한 것이다. 그는 “다시 들어온 이상 그냥 나가진 않겠다”며 간담회 내내 확신에 찬 듯 거침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 경영 복귀 소감과 앞으로 계획은.
- “신약 개발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상품을 지닌) 회사로 균형을 잡는 게 당면 목표다. 내년에 임상을 개시하는 신약 물질이 10개다. 일부는 자체적으로, 다른 일부는 다국적 회사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오너경영인 차원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 공동의장으로 복귀한 배경은.
- “안정화가 되면 다시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후배들이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 2년 동안 대외 활동의 폭을 더 키우고 제가 빠져도 차이가 느껴지지 않도록 해보겠다.”
이렇게 ‘소방수’를 자처하지만 서 명예회장 앞에는 주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2020년 12월 11일 37만462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최근엔 15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471억원으로 2021년 7441억원보다 줄었다.
-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 “최대 4조~5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대규모 M&A 준비는 지난해부터 해왔고, 올 상반기 중 대상 회사를 10여 개로 압축할 거다. 검토 대상은 플랫폼 기업이다. 우리에게 없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거나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할 여지가 있느냐를 보고 있다.”
- 현장 경영을 강조한 배경은.
- “어려울 때는 그룹 총수가 직접 현장을 뛰는 게 중요하다. 한 주는 미국, 다음 주는 유럽, 그다음 주는 아시아와 남미를 돌며 현장을 챙기려고 한다. 간호사나 약사, 의사를 만나 직접 영업도 뛰겠다. 관리는 관리자가 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영자는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을 영업 현장에 접목해야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원격 진료와 의약외품 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원격 진료에 대한 준비는 오랫동안 해왔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 능력은 더 키울 거다.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고 한다. 의료 빅데이터를 불특정 다수의 의료진이 사용하기 위해선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업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 의약외품 사업 방안은.
- “모든 제약회사가 의약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의약외품도 판매한다. 그동안 (셀트리온은) 의약외품은 개발하지 않았는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할 생각이다. 해외 직판망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시장에선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대한 관심이 많다.
- “합병 준비는 거의 끝났다. 금융 시장이 안정되면 마일스톤(이정표)을 제시할 거다. 합병은 최대 4개월 안에 마무리될 것이다. 신속하고 가급적 이른 시간에 종료하겠다.”
- 글로벌 제약사가 의약품 위탁생산(CMO) 물량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 “(셀트리온은) CMO 사업을 키울 생각이 없다. 생산시설 확대 경쟁이 오히려 우려된다. 잘못하면 잉여 시설이 될 수 있어서다. 우리 제품을 소화할 정도로만 생산 능력을 확대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