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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복귀 서정진 “태풍 불 때 선장 나서야…하반기 3사 합병”

중앙일보

입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셀트리온

“태풍이 불 때 경험이 많은 선장이 나서야 합니다.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돌아갈 것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 첫 일성은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서 명예회장은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21년 3월 경영에서 물러난 서 명예회장은 이날 주총을 통해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2년이다.

서 명예회장은 “불확실한 시대가 내년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총수들이 영업 현장으로 가야 하고, 할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 “위기는 늘 기회와 함께 온다”며 “셀트리온은 빚이 많지 않고 현금이 많기 때문에 시너지 낼 수 있는 것을 신속하게 결정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다양한 경영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박스터인터내셔널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었느냐는 질문에 “현금 여유가 있으면 당연한 경영 전략”이라며 “다만 상반기는 관찰의 시기고 움직이는 것은 연말쯤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수전 참여 의지도 내비쳤다. 박스터인터내셔널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 추정 금액은 40억 달러(약 5조2000억원)로 셀트리온그룹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 역사에서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오는 7월에 금융감독원에 마지막 리포트를 내면 합병 관련 행정 절차는 끝이 난다”며 “합병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금융 시장이 안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남인 서진석 의장은 제품 개발과 M&A를 저와 함께 준비하게 된다”며 “대규모 투자 결정은 오너가 해야 하기 때문이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공동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죽기 전에 사전 증여는 없고 자녀에게 주식을 한 푼도 물려주지 않았다”며 “상속세가 60%이고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25%이기 때문에 내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국영 기업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주총장에서 마이크를 직접 잡으며 계열사 주가 하락 등을 사과했다. 주주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매일 아침 모니터를 통해 주주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회사는 경영을 잘해 직원들이 보람을 느껴야 하고 주주들은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어려운 금융 시장 때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올해 들어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인 셀트리온 주주로 창사 이래 주식을 한 번도 판 적이 없다”며 “주주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명예회장은 바이오시밀러 확대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내년 7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와 램시마SC로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에 나선다”며 “셀트리온USA를 통해 램시마SC는 2조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1조원 등 2년 내 3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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