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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일본, 역대 내각 반성·사과 흔들림없이 지속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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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한·일 관계 원로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한·일 관계 원로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원로들을 초청해 조언을 듣는 등 16~17일 방일 막바지 준비를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이어 해외 5개 통신사(AP·AFP·로이터·교도통신·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이란 방일 의미를 알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일본은 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부치 선언, 간 나오토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입장을 통해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를 표명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입장과 행동이 흔들림 없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일본도 한·일 간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작업에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외교안보 핵심 참모는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1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차례로 회담 결과를 소개하기로 했다”며 “한·일 정상의 공동선언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10여 년간 한·일 관계가 경색됐고 2018년 이후 여러 중요 사건이 일어나며 불신이 가중됐다. 이후 양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입장을 총정리하고 정제된 문구를 다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하면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정상회담 직후 한·일 간 새로운 미래를 여는 구상이나 합의 사항을 협의하는 한·일 미래준비위원회 발족을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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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수석은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방일 도중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과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주관하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간 경제 협력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과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에서 한·일 관계에 정통한 원로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최상용·라종일·유흥수 전 주일대사,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이대순 한일협력위원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원로는 “한·일 관계 회복이 우리 경제와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인터뷰가 실린 15일자 요미우리신문 1면. [연합뉴스]

윤 대통령 인터뷰가 실린 15일자 요미우리신문 1면.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 관계의 큰 진전이자 성과”라며 “양국 관계 정상화는 두 나라 공통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오이카와 쇼이치(老川祥一) 요미우리신문그룹 대표이사·회장이 직접 대통령실을 방문해 진행했다. 신문은 이날 1면부터 9개 면에 걸쳐 인터뷰와 정치권 반응 등을 게재했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에 모순이나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며 “이를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자 정치 지도자가 해야만 하는 책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정권교체로 강제징용 문제가 이후 재점화될 수 있다는 일본의 우려에 대해 “관계된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 나중에 구상권 행사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했고, 결론을 내렸다”며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이어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 세력이 많다.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멋대로 끌어들이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 온당하지 않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사일 발사 궤적 등의 정보는 3개국 간 원활하게 공유하며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가 ‘반격 능력’ 확보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안보 상황에서 일본의 조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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