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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화재로 타이어 21만 개 소실…9년 전에도 66억 피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형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13일 검은 연기가 연신 하늘로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를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헬기와 소방 장비를 동원해 계속 진화에 나서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형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13일 검은 연기가 연신 하늘로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를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헬기와 소방 장비를 동원해 계속 진화에 나서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2일 밤부터 이어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공장의 물류동에 있던 타이어 약 21만 개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3일 소방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대전공장의 북쪽에 위치한 2공장 내 타이어 모양을 만드는 가류 공정이 있는 12동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류 공정은 타이어 반제품을 고온에 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으로, 최초 화재를 신고한 공장 관계자는 공정 내 타이어 성형 압출 기계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당초 타이어 40만 개가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오후 21만 개로 정정됐다. 강위영 대전 대덕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쪽 2공장과 맞닿은 물류창고로 불길 확산을 막아 안에 보관돼 있던 타이어 20만 개는 타지 않았다”며 “다른 물류창고에 적재돼 있던 21만 개만 전소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조속한 사고 수습” 공시

불은 2공장 양쪽으로 퍼져나가 물류동까지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남쪽에 위치한 1공장에도 물류동이 있는 것으로 확인한 소방당국은 불길이 1공장까지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밤 사이 각 소방서장을 구역별로 1명씩 배치해 총력전을 펼쳤다. 소방당국은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지어진 공장이고, 타이어가 불에 타면서 가연물질이 나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타이어 측은 “현재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며,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이 조속한 사고 수습과 복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대전공장은 1979년 준공, 연간 2300만 개 타이어를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공장이다. 승용차부터 트럭·버스 등 상용차까지 다양한 차종 타이어 제품을 생산한다. 대전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는 65%가 수출되고 나머지 35%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 공급된다.

대형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13일 검은 연기가 연신 하늘로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를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헬기와 소방 장비를 동원해 계속 진화에 나서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대형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13일 검은 연기가 연신 하늘로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를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헬기와 소방 장비를 동원해 계속 진화에 나서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2공장은 사실상 화재로 전소됐다고 봐야 할 상황이어서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국내외 다른 생산거점으로 물량을 돌려 공급 차질을 막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에 대전·금산, 해외에는 중국 3곳과 미국·헝가리·인도네시아 각 1곳 등 총 8개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전에도 1공장은 피해가 없고 해외에 6개 공장이 있어 그쪽에서 대응이 가능한지 분석 중”이라며 “2공장 재가동 시점은 일단 진화 작업과 원인 규명이 끝난 뒤 상황을 봐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 “장기화 땐 대응방안 수립”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여파로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덕암동 신탄중앙중학교에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학교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여파로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덕암동 신탄중앙중학교에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학교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문. 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계도 화재에 따른 타이어 제품 수급 차질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대체 공급처 확보 등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국내 주요 공급처 중 하나인 현대차그룹 측은 “재고 현황을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는 완성차에 대한 타이어 공급에 차질은 없다”며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9년 전인 2014년에도 화재 사고 겪었다. 당시 불은 창고 내부와 18만3000여 개의 타이어 제품을 모두 태워, 소방서 추산 66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뒤 12시간 만에 꺼졌다. 2002년에도 금산공장 원료공장에서 불이 나 천연고무 등 저장원료 등을 태워 수백억원대 피해를 내고 7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금산공장은 1997년에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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