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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줄섰다… 마산 한일합섬 터 '메트로시티' 청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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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1일 시작된 경남 마산시 메트로시티 분양 현장. 사무실 입구에서 늘어선 줄이 3㎞나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上). [마산=송봉근 기자]

프리미엄 노리고 수천 명 밤샘 대기

분양 사무실 입구에서 이부자리를 편 채 밤을 새운 청약 대기자들이 가스 스토브를 피워놓고 몸을 녹이고 있다(下).[N-POOL 경남도민일보 유은상 기자]

"사장님 정리하실 거죠. 좋은 가격에 팔아 드릴게요."

21일 오후 1순위 청약이 시작된 경남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 모델하우스 앞. 신청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 앞으로 '떴다방'(무허가 이동식 중개업소)으로 보이는 10여 명의 아줌마 부대가 우르르 달려들어 연락처 등을 적는다. 청약 장소로 들어가려는 인파는 양덕2동 사무소를 지나 옛 한일합섬 터까지 3㎞쯤 줄을 서 있었다.

이날 분양사무실 주변은 엉망이었다. 수천 명의 밤샘 대기자가 버리고 간 텐트와 이불.스티로폼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이들이 먹다 남긴 라면과 술병 등이 나뒹굴었다. 밤 추위를 녹이기 위해 가져왔던 가스 스토브도 보였다.

김모(60.진주시 신안동)씨는 "최근 결혼한 아들의 아파트를 구해 주려고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 오후 3시쯤 겨우 청약을 마쳤다"며 "밤샘 줄서기 한 사람들이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도 보았다"고 말했다.

시행사 측은 인파가 몰려들자 접수를 오전 9시30분에서 8시로 앞당겼다. 24일로 예정된 추첨 장소도 모델하우스에서 마산종합운동장 체육관으로 바꾸는 등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분양 신청자가 몰리는 것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계약 후 바로 되팔 수 있어 가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사도 모델하우스 입구에 '분양권 전매는 12월 4일부터'라고 친절한 안내문까지 붙여놓고 가수요를 부채질하고 있었다.

한 중개업자는 "마산을 대표하는 아파트단지인 데다 계약 후 바로 되팔 수 있어 30평형대는 500만~1000만원, 40평형대는 2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트로시티는 마산의 중심인 옛 한일합섬 터 8만7000여 평에 아파트와 주상복합 3859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지다. 평당 가격이 779만(36평형)~969만원(71평형)으로 지방에서는 비싼 편이다.

하지만 청약 열기 속에 형성됐던 프리미엄이 사라진 곳도 많다. 지난해 6월 38대1의 청약경쟁이 벌어졌던 창원 시티세븐 오피스텔의 경우 3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었으나 지금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상태다. 창원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고 1억5000만원이나 붙었던 66평형의 웃돈이 3000만원 수준으로까지 떨어졌고, 44평형이나 57평형의 웃돈은 수백만원 선에 불과하다.

마산=김상진 기자<daed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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