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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발주처 ‘K-건설’에 러브콜 …9조 투입 샤힌프로젝트 첫삽,리비아 1조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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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준공한 리비아 벵가지북부발전소 전경. 사진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준공한 리비아 벵가지북부발전소 전경. 사진 대우건설

중동 발주처들이 ‘K-건설’ 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우건설이 리비아에서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DL이엔씨 컨소시엄은 아람코가 투자한 울산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에 첫 삽을 떴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리비아전력청(GECOL)과 트리폴리 인근 멜리타·미수라타 지역의 ‘패스트트랙(Mellitah·Misurata Fast Track, 긴급전력 공급사업)’ 발전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7억90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 공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전으로 전력공급이 여의치 않았던 리비아 전력청이 발주한 공사이며 추가 공사도 대우건설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978년 국내 최초로 리비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까지 163건의 계약을 따내며, ‘리비아 머니’를 110억 달러(약 14조원)로 끌어올렸다.

최근 대우건설은 리비아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알제리·모로코 등 아프리카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해 6500억원 규모의 와리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 2월엔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 계약(7800억원)을 체결했다.

지난 9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뉴시스

지난 9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뉴시스

또한 이날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DL이엔씨 컨소시엄은 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를 착공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TC2C(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공정)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의 대주주는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로 사실상 아람코가 투자한 시설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와 스팀 크래커 및 TC2C 설비를 건설하는 패키지1을 맡고, 석유화학 제품 생산설비와 자동화 창고를 설치하는 패키지2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이 맡는다. 또 탱크를 시공하는 패키지3는 롯데건설이 담당한다. 샤힌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에틸렌 180만t, 프로필렌 75만t을 생산하게 된다. 완공 시점은 2026년이다.

주택시장 침체 속에 중동시장으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다시 중동으로 시선을 옮긴 건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자구책 찾기와 향후 글로벌 시장 변화 예측에 따른 것이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중동은 오일머니가 쌓여 있어 향후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분명히 늘 것”이라며 “튀르키예 지진에 따른 수요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지난달 남부 하타이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수만가구의 건물이 무너지는 참사를 겪었다. 이로 인해 약 20만 가구의 새로운 주택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우디 등 중동은 최근 원유 가격 급등으로 쌓인 국고를 네옴시티 등 친환경·도시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김 회장은 “1군 건설사 10~15개 정도로 협의체를 만들어 상시로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해외 시장에서‘제살깎아먹기’ 경쟁은 안 되고 서로 남는 장사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 송인호 경제정보센터소장은 “건설들이 국내 주택시장 침체기를 맞아 중동 중심의 해외 수주 물량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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