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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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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양성희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가난하고 힘이 없고 고달프다 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내면의 빛과 소박한 기품을/ 스스로 가꾸지 않으면 나 어찌 되겠는가/ 내 고귀한 마음과 진정한 실력과 인간의 위엄은/ 어떤 호화로운 장식과 권력과 영예로도/ 결코 도달할 수 없고 대신할 수 없으니// 늘 단정히/늘 반듯이/ 늘 해맑게

새봄, 새날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마음을 다잡으며 박노해 시인의 ‘늘 단정히’를 읽는다. 오래전 초등학교 입학식 날 “가난과 불운이 네 눈빛을 흐리게 하지 말거라”던 어머니의 당부를 떠올리며 쓴 시의 마지막 두 연이다.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에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