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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교수 87% "수능 바꿔야" 서술형, 자격고사화 제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포럼에서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포럼에서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대입 전문가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내신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교육부는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27일 성균관대에서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2025년 입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각자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라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수능 방식 바뀌어야”

고교학점제 운영체계안.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고교학점제 운영체계안.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조상훈 숭실대 입학처장은 “고교 교사, 교육부·교육청 관계자, 대학 교수 1천37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7.9%가 수능은 변화가 필요하다, 38.9%는 매우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며 “고교학점제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만큼 대입전형에서도 이러한 맞춤형 평가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이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하려면, 특정 과목 위주의 현행 수능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결국 수능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며 “수능을 아예 공통과목만 평가해 자격 검증 방식으로 운영하거나 과목 선택의 유불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을 서술·논술형으로 바꾸자는 제안도 나왔다. 최숙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오지선다형 수능은 고교학점제가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와 잘 맞지 않는다”며 “특정 제시문과 자료에 대해 본인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평가 방식은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대입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미 교사 임용 시험 등 국가 수준의 평가에서 서·논술형 평가가 이뤄져 시행·관리·채점에 관한 매뉴얼이 있는 만큼 대학입시에도 도입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원 동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평가자가 궁금한 건 학생이 단지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가 아니다”라며 “해당 과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배우는 과정에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등 학생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예측 범위에서 일관성 유지할 것”

교육부는 이날까지 네 차례에 걸쳐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대입 개편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새 대입 개편안은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제도는 '4년 예고제'에 따라 내년 2월까지는 확정해야 한다.

다만 교육부는 대대적인 제도 개편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입제도 개편안 시간을 마련하겠다”면서도 “2028학년도 대입개편은 학생과 학부모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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