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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 34% 폭등" 국립대 패닉…캠퍼스에 태양광 깐다

중앙일보

입력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건물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뉴스1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건물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뉴스1

부산대학교는 지난 1월 사용한 전기·가스·수도요금으로 총 11억1978만원에 달하는 고지서를 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8억3739만원이 나왔는데, 1년 새 3억원 가까이 뛰었다. 특히 가스요금(9000만원→1억원)보다 전기요금(6억6000만원→8억8000만원)이 크게 올랐다. 부산대 관계자는 “전기를 사용하는 냉난방기가 많다 보니 전기료 인상의 부담이 크다”며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 발전 확대를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국립대 전기·가스비 1년새 34% 늘어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본부 현판과 오피스텔 건물 내 전기 계량기의 모습. 사진은 레이어 합성. 뉴스1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본부 현판과 오피스텔 건물 내 전기 계량기의 모습. 사진은 레이어 합성. 뉴스1

이른바 ‘난방비 폭탄’을 맞은 대학들이 공공요금을 줄이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대학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多)소비 시설 중 하나다. 서울에서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10년째 서울대가 꼽힐 정도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병수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방거점국립대 7곳의 전기·가스요금은 지난해 1월 55억1323만원에서 올해 1월 73억9890만원으로 34% 올랐다. 아직 1월 고지서를 받지 못한 전북대와 제주대를 합칠 경우 요금 총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1월 전기요금은 49억2557만원으로 지난해 1월 대비 11억원이 넘게 올랐다. 가정집과 달리 대학은 보일러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냉난방기로 난방을 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여러 건물과 실험장비로 전기 사용량이 많은데, 난방비로 부담이 더 커졌다. 교육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대비 약 30%가량 올랐는데, 충남대는 전체 난방기구의 80%, 부산대는 65%가 전기로 가동된다. 경상국립대는 학내에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난방용 보일러가 아예 없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학 난방비 폭탄 주범은 ‘전기’… 태양광 관심↑ 

대학들은 태양광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서 의원실에 따르면 공공요금 절감 대책을 묻자, 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국립대 5곳이 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1호관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의 모습. 충남대 제공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1호관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의 모습. 충남대 제공

대학들은 주로 건물 옥상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경상국립대는 앞으로 매년 1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100kW 규모의 발전 규모로 매년 1500만원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다”며 “향후 건물 옥상이 부족해질 경우 주차장에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신축 건물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대학들은 기존 건물도 태양광 발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충남대는 10개 건물 옥상에서 819kW 발전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운용 중이지만 올해 인문대학에 237kW 규모의 설비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부산대도 올해 부산캠퍼스 과학기술연구동과 밀양캠퍼스 나노과학기술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다.

등록금이 15년째 동결돼 재정난을 겪는 대학은 공공요금 지출이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립대학 시설 확충 예산에서 신재생에너지 설비 사업으로 매년 90억원 가량을 교부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업 신청을 하는 대학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옥상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은 산지를 훼손할 필요도 없고 장거리 송전도 필요 없어 설치비용은 저렴하면서 효율은 더 높은 장점이 있다”며 “대학은 건물 수도 많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이 에너지자립을 위한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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