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예상 밖 경제지표에 미 긴축 강화?…"빅스텝" 언급한 매파

중앙일보

입력

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미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예상 밖 강세를 보이면서 그간 힘을 받던 ‘기준금리 정점론’이 기로에 놓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 시작하면서다.

16일(현지시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이) 항상 0.25%포인트씩 가는 건 아니”라며,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강력한 근거”를 봤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와 함께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2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며 3월에도 0.5%포인트 인상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와 불러드 총재는 올해 금리 결정 투표권은 없지만 FOMC엔 참여한다.

매파가 고개를 든 데에는 미 경제지표가 연이어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16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7% 오르면서 전망치(0.4%)를 웃돌았다. 또 지난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19만4000건을 기록해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발표된 다른 지표도 미국에서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소매판매도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3% 늘었는데 전망치(1.9%)보다 증가 폭이 컸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4% 올라 시장 예상치(6.2%)를 상회했다. 마이크 로웬가르트는 모건스탠리 헤드는 CNBC에 “인플레이션이 희망만큼 빨리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날 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생산자물가 급등 소식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1.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38%), 다우지수(-1.26%)가 전장 대비 하락 마감했다.

Fed의 긴축 향방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사임도 변수로 꼽힌다. 지난 14일 블룸버그는 연준 내 2인자이자 영향력 있는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였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직을 맡게 돼 사퇴하면, Fed에서는 매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긴축 우려에도 미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Fed의 누적된 긴축에도 미 경제가 탄탄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나 둔화 없이 고공비행할 수 있다는 이른바 ‘무착륙(no-landing)’ 시나리오다. 시장은 앞으로 나올 주요 지표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FOMC 회의록과 2월 물가·고용 지표 등을 더 지켜봐야 가닥이 잡힐 거라는 의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