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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임기 1년 남기고 물러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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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연례회의에 참석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AP=연합뉴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연례회의에 참석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AP=연합뉴스]

데이비드 맬패스(66) 세계은행 총재가 오는 6월 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임기를 약 1년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세계은행에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재정 투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한 가운데, 기후 문제에 소극적인 맬패스가 결국 사임을 선택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맬패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사회와 만나 회계연도 종료 시점인 6월 30일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퇴임은) 세계은행의 향후 진로를 정하는 중요하고 건설적인 기회”라고 밝혔다. 세계은행 총재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맬패스의 임기는 당초 내년 4월까지였다.

맬패스는 그간 ‘기후변화 부정론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2007년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는 큰 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NYT)가 연 기후변화 관련 행사에서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는 과학계 정설을 믿느냐는 질문에 “나는 과학자가 아니다”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외신들은 그의 조기 퇴임 배경에 이 같은 논란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기후대처를 위해 민간 자금 동원까지 촉구하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맬패스는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대출 정책 등을 두고 갈등을 빚은 한국계 김용 총재가 임기를 3년 반 앞두고 사퇴한 뒤였다. 세계은행 총재는 관행적으로 이사회 의결권을 가장 많이(16%) 보유한 미국에서 결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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