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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임원 알지만, 중국선 몰랐다" 이화영 측근 진술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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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뇌물수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직 경기도 간부 A씨의 법정 진술이 논란이다.

이 전 부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A씨는 14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해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과 안면이 있다고 진술했다.

안부수(왼쪽)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 아태협

안부수(왼쪽)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 아태협

A씨는 지난 10일 재판에서 2019년 1월17일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북한 인사들과의 술자리는 인정하면서도, 방 부회장을 포함한 쌍방울그룹 인사들이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증언했다. 검찰 조사 당시엔 출장 이전부터 방 부회장을 알았다고 했는데,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방 부회장을 몰랐다고 한 것이다.

14일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검찰에서 조사 받을 때 2018년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평화경제 최고위 과정(AMP)’ 행사에서 방 부회장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는데,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선 만난 적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그 당시를 복기하면 AMP 행사에선 인사도 하고 그랬지만, 선양에선 못 봤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이 A씨에게 방 부회장과 알게 된 시점에 대해 추궁한 것은 방 부회장이 AMP 과정을 밟을 당시 A씨가 이 과정을 주관하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말 AMP 과정을 수료한 방 부회장과 A씨가 선양에서 만난 시점은 AMP 과정이 끝난 지 한 달 밖에 되지않은 때였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5월 중국 단둥 모처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송명철 부실장, 민경련 리형룡 과장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5월 중국 단둥 모처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송명철 부실장, 민경련 리형룡 과장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검찰은 A씨가 이끌었던 경기도 평화협력국의 공무원들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방 부회장 등 쌍방울그룹 인사들이 중국 선양의 한 호텔 회의실과 식당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했다. 이 사진에는 A씨와 방 부회장이 모두 등장했다. 하지만 A씨는 “그 당시엔 그 사람이 방 부회장인지 몰랐다. 쌍방울 관계자와 연락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남북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국외출장 결과보고서의 모순도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는 출장 목적 중 하나로 ‘중국 내 한국 기업인 간담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간담회 결과보고에는 북한 인사들을 만나고 중국 기업인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던 1월 17일 일정만 적혀있다.

검찰은 “보고서를 작성한 이 전 부지사의 비서관이자 현직 경기도 공무원 B씨가 공문서를 위조한 것이냐”고 물었고, A씨는 “B씨가 술자리라고 작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대답했다.

A씨는 또 “당시 중국 출장은 ‘깜깜이 일정’으로 진행됐다”며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시간·장소·인물 등 출장 일정에 모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9년 1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지내기 전까지 이 전 부지사가 설립한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서 상임부회장을 맡았다. 방 부회장은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과 함께 2018년 10월에 시작한 AMP 1기 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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