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서식품 '네스프레소 잡겠다'...11년 만에 캡슐커피 재도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누 바리스타. 사진 동서식품

카누 바리스타. 사진 동서식품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맥심’으로 30년 넘게 1위를 지켜온 동서식품이 네슬레의 아성인 캡슐커피 시장에 재도전한다. 11년 전 시장에 첫 진입했다가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브랜드에 밀린 후 절치부심해 나서는 설욕전이다.

동서식품은 프리미엄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커피 머신 2종과 머신 전용 캡슐 8종, 타사 머신 호환 캡슐 6종으로 구성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에스프레소 중심인 해외 캡슐과 달리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아메리카노도 쉽게 내려 마실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말했다.

전용 캡슐에 기존의 캡슐커피 용량 대비 약 1.7배 많은 9.5g의 원두를 담아 캡슐 하나로 머그잔 가득한 양의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캡슐 두 개를 사용하거나 같은 캡슐을 두 번씩 추출하는 한국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커피를 추출하기 직전 단단하게 눌러 커피 향미와 퀄리티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특허 기술 ‘트라이앵글 탬핑’도 머신에 적용했다.

동서식품이 캡슐커피 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2012년이다. 미국 식품기업 몬델리즈(옛 크래프트), 독일 보쉬와 협력한 브랜드 ‘타시모’를 앞세워 도전했지만 네슬레에 밀렸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몬델리즈가 각각 지분 절반을 보유한 합작사다.

“재택근무 늘면서 믹스커피 소비 줄어”

그러나 점차 믹스커피 시장이 줄어들고, 캡슐커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동서는 3~4년 전부터 재도전을 모색해왔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믹스커피는 소비자들이 사무실에서 마시는 양이 많았는데 코로나19기간 재택근무가 늘면서 관련 소비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2017년 1조원 안팎이던 믹스커피 시장 규모는 2020년 7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동서식품의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은 89%에 이른다.

카누 바리스타. 사진 동서식품

카누 바리스타. 사진 동서식품

동서식품은 10년 넘게 매출이 1조5000억원대에 머물러있다. 믹스커피 매출 감소를 카누와 시리얼 등이 방어해왔지만 새로운 성장 기반이 필요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3년 새 두 배로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가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홈 카페, 오피스 카페 등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글로벌 커피 1위 기업인 네슬레에 맞서 유일하게 ‘자국 1위’를 달리는 브랜드기도 하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네슬레가 장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동서식품은 호환 캡슐도 출시했다. 네슬레 제품을 구매한 이들에게 카누 캡슐도 판매하기 위해서다.

동서식품은 조만간 있을 임원 인사에서 카누 마케팅을 맡았던 김광수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대표를 역임해온 이광복 대표이사 사장은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캡슐커피 시장을 공략해 커피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