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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아인슈페너, 직원이 개발한 것"...줄서는 카페 궤도의 성공 비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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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고객들은 ‘와야 할 이유’가 있으면 옵니다”

오픈한 지 1년 3개월, 서촌·연남·연희동으로 확장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카페 ‘궤도’ 채시후 대표의 말입니다. 궤도의 브랜드 콘셉트는 순환입니다. 각 지점이 마치 행성처럼 주제를 갖고 주제에 따라 메뉴도 달라지죠. 행성별 메뉴를 모두 맛보면 하나의 ‘궤도’를 돈 셈입니다. 신선한 콘셉트에 디스플레이까지 정교하게 설계했더니 소비자들이 바로 반응했습니다. 매장 앞 길게 늘어선 줄이 그 증거죠.

포화 상태인 한국의 커피 시장에서 채 대표가 포착한 성장 가능성은 뭘까요? “대표가 기획자가 돼야 한다.” 카페 오픈부터 운영 과정까지 수많은 전문가가 참여하지만, 그 중심에서 브랜드 철학을 구현해내는 건 결국 대표, 창업자라는 얘깁니다. 채 대표를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미다스의 손, F&B 공간기획자'의 5화 중 일부입니다.

궤도 서촌점에서 만난 채시후 대표. [사진 송승훈]

궤도 서촌점에서 만난 채시후 대표. [사진 송승훈]

뛰어난 것보다 ‘다른 것’ 하고 싶어

Q. 궤도가 첫 창업인가요?
아닙니다. 바리스타 생활을 꽤 오래 했어요. 18살부터 시작했는데요. 26살이 되던 해 안양에 카페 창업을 했어요. 코로나 전까지는 ‘카페 투어’를 다니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운영이 잘 됐어요.

스페셜티 커피 소개, 침출식(브루잉) 커피나 캔 포장 등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요. 안타깝게도 별 반응이 없었어요. 아무리 새로운 메뉴와 원두를 내놔도 팔던 메뉴만 계속 팔렸죠.

답답한 마음에 서울에 답사를 갔었는데요. 서울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어요. 충격받았습니다. ‘서울로 가야겠다’ 싶었죠. 1년 3개월 만에 서촌·연남·연희 매장 3곳을 오픈했어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은 갈증이 커서 빠르게 오픈했습니다.

Q. ‘궤도’라는 기획을 떠올린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번개가 친다’고 표현하는데요. 궤도라는 단어가 어느 순간 머릿속에 꽂혔어요. 각 지점이 마치 행성처럼 주제를 가지고 돌아갑니다. 지점마다 메뉴도 조금씩 달라서, 각 메뉴를 모두 맛보면 하나의 ‘궤도’를 돈 셈이 되는 거죠.

그 부분이 브랜딩 가치를 확장하는 과정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궤도’를 브랜드명으로 정했습니다.

Q. 각 공간의 콘셉트는 뭔가요?
콘셉트보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했어요. 서촌점의 주제는 ‘사랑과 평화’입니다. 궤도는 결국 ‘순환’인데요. 선순환으로 이어지려면 실행해야 하는 가치가 사랑과 평화라고 생각해 첫 지점의 주제로 잡았어요. 아치 형태의 테이블로 순환의 의미를 표현했습니다.

연남점의 주제는 ‘이상과 현실’인데요. 서촌점을 열며 많은 시도를 했어요. 늘 이상과 현실이 맞부딪치는 과정이었어요. 내가 생각하는 이상과 매출이라는 현실은 늘 괴리가 있잖아요. 연남점은 오직 ‘커피’ 메뉴만 팝니다. 본질로 다시 돌아가는 곳이길 바랐어요.

연희점의 주제는 ‘질서와 무질서’입니다. 연희점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데요. 질서정연하게 돌아가는 벨트 속에서 사람들은 무질서하게 각자의 자아를 가지고 움직이잖아요. 그 부분을 공간에 구현하고 싶었어요.

로스터리 중심의 연남점(좌)·컨베이어벨트가 인상적인 연희점. [사진 궤도]

로스터리 중심의 연남점(좌)·컨베이어벨트가 인상적인 연희점. [사진 궤도]

Q. 이전 창업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요.
고객들은 ‘와야 할 이유’가 있으면 옵니다.

서촌점은 3층에 있는데요. 보통 카페는 접근성 때문에 1층에 오픈하죠. 저는 월세나 권리금을 적게 들이더라도 입지보다는 콘텐트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가구나 디스플레이, 집기나 원두를 소개하는 종이 사양마저도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걸 택하려 노력했어요. 나중에 바꾸는 게 더 어렵거든요. 처음 오픈했던 안양 매장은 바닥 공사만 3번을 했어요. 메뉴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도 벅찬데 유지·보수에 에너지를 쓰니 너무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궤도를 만들 때 처음부터 ‘최고’를 만들자 싶었어요.

Q. 공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디지털 아트입니다.
벽에 영상을 틀어놓는 공간은 꽤 많아요. 그저 영상이라면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뛰어난 사람들은 많잖아요. 저는 ‘다른 걸’ 하고 싶었어요.

달이 여러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기획했어요. 궤도의 테마와 맞닿는다 생각했고요. 특히 스트로베리 문(붉은 보름달)을 많은 분이 좋아해주셨는데요. 사실 디지털 아트를 제작하는 것보다 디스플레이 기기를 설치하는 게 좀 더 까다로웠어요. 이 공간만을 위해 제작한 거였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준비 과정이 길었죠.

대체로 광장 전광판은 멀리서 보기 때문에 모듈이 크고 듬성듬성한데요. 매장에서 보실 수 있는 건 해상도가 굉장히 높은 영상이에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웃음) 하지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Q. 이유가 뭔가요?
저는 돈이 많아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입니다. ‘매장’에서 ‘브랜드’가 되기까지는 세심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저는 더 멀리 보는 걸 택했습니다. 당장 눈앞의 1천, 2천만원을 아끼기보다 완성도 있는 브랜드를 이끌고 싶었어요.

공간을 완성하는 궤도의 시그니처 영상. [사진 송승훈]

공간을 완성하는 궤도의 시그니처 영상. [사진 송승훈]

커피업계, 밀려나지 않기 위해 ‘한계 돌파’해야

Q. 바리스타와 카페 대표, 어떻게 다른가요?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가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예요. 카페 오픈과 운영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가 참여하는데요. 구심점이 돼 브랜드 철학을 구현해내는 건 결국 대표입니다.

가끔 카페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강연도 하는데요. 제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결국 ‘기획자’가 돼야 한다는 거예요. 모든 분야를 다 알아야 ‘기획’을 할 수 있죠. 바리스타의 업무를 포함해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경험해야 해요.

Q. 브랜드를 실제로 구현하려면 마음에 맞는 팀원들이 필요할 텐데요.
맞아요. 팀원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콘셉트와 주제라는 ‘뿌리’를 만드는 게 디렉터라면, 공간·브랜드 정체성이라는 ‘가지’를 뻗어 나가는 사람들은 팀원이에요.

저희는 디저트 팀이 없고 바리스타·로스터(원두 가공 전문가)가 디저트를 함께 개발합니다. 연희점의 인절미 아인슈페너, 서촌점의 소르베 모두 직원들이 개발한 메뉴예요. 사실 9시간 일하면, 그 사이 손님이 없는 시간은 틈틈이 쉬는 시간을 갖거든요. 저도 카페에서 일해봤기 때문에 잘 알죠. 추가 근무하지 않고, 그 시간에 개발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메뉴로 정식 출시되면 인센티브를 주고요.

사고 싶은 재료가 있다면 모두 지원해줬어요. 물론 저도 개발에 참여하지만, 팀원들이 스스로 나서서 리드하기를 바랐어요. 맛 테스트와 디스플레이 구상이 끝나면 팀원들이 저를 부릅니다. 먹어보고 나서 개발한 팀원에게 얼마에 팔 건지, 언제부터 시작할 건지 의견을 물어봐요. 바로 메뉴판에 적용하고, 메뉴 설명글을 써서 줍니다. 궤도의 메뉴가 되는 거죠.

빠른 기획과 실행을 할 수 있는 건 팀원들이 우리의 ‘뿌리’를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요.

궤도 팀원이라면 누구나 메뉴 개발·출시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 송승훈]

궤도 팀원이라면 누구나 메뉴 개발·출시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 송승훈]


Q. 그 뿌리는 뭔가요?
도전정신과 다양성의 존중입니다. 커피 업계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부표예요. 계속 한계 돌파를 하지 않으면 계속 우하향으로 밀려나죠. 끊임없이 헤엄치지 않으면 자연스레 떠내려가요. ‘도전’을 통해 질적·양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계속 소진될 수밖에 없어요.

‘다양성’은 저희 브랜드에서 배제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배분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이를테면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직원이 있어요. 클럽을 즐겨 찾고, 음악을 깊이 있게 듣습니다. 그 친구에게 매장 음악 선곡을 맡기는 거예요. 본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그 부분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인터뷰를 진행 중인 채시후 대표(좌)와 지문희 커피리브레 콘텐츠 디렉터(우). [사진 송승훈]

인터뷰를 진행 중인 채시후 대표(좌)와 지문희 커피리브레 콘텐츠 디렉터(우). [사진 송승훈]

현실과 이상 사이, 나만의 공간 만들고 싶다면

Q. 요즘 커피 업계가 대형화·스페셜티 흐름으로 가며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요즘 잘 되는 카페를 보면, 이미 탄탄히 자리 잡은 브랜드가 새 매장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제는 살아남는 브랜드와 아닌 곳이 걸러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경주마가 20마리 달릴 때, 리드하는 건 앞쪽 몇 마리예요. 하지만 그 말의 기량에 따라 전체 경기 흐름이 달라져요. 리드하는 브랜드가 잘해낸다면 시장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외 주목할 만한 흐름은 원두를 직접 가공하는 로스터리 카페의 증가인데요. 자체 로스터 설비를 갖추는 건 쉽지 않아요. 품질 관리도 까다롭고요. 매출이나 유지비를 따진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에요. 그런데도 로스터리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본질’을 고객과 시장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죠.

Q. 쉽지 않은데도 공간을 만들고 싶은 분들께 조언한다면요?
(후략)

※인터뷰 전문은 콘텐트 구독서비스 '폴인'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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