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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발라보자" MZ 매장 나오게한 요즘 대세 화장품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최근 ‘노 마스크 훈풍’이 부는 뷰티 업계가 클린 뷰티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돌리고 싶어하는 오프라인 편집숍의 공세가 거세다.

손님 10명 중 7명이 20·30대

현대백화점은 자사 비건 뷰티 편집숍 ‘비클린’의 지난달 매출 중 20~30대 비중이 70%를 넘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전체 화장품 매장 평균치(약 33.7%)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비건 뷰티 편집숍 비클린의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비건 뷰티 편집숍 비클린의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비클린은 자연 유래 성분이 함유돼 있거나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하는 등 지속 가능성을 갖춘 상품만을 선보이는 비건 뷰티 편집숍이다. 지난 2021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1호 매장을 연 뒤, 지난해 10월과 12월 각각 판교점과 목동점을 추가로 여는 등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클린 더현대 서울 1호점은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매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로 신생 뷰티 브랜드들의 입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건 뷰티, 클린 뷰티…뭐가 달라?

비건 뷰티는 최근 화장품 업계에 부는 ‘클린 뷰티(clean beauty)’ 바람과 그 궤를 같이한다. 클린 뷰티는 직역하면 ‘깨끗한 뷰티’인데, 유해 성분이 없는 안전한 화장품이면서도 윤리적 제조 방식이나 친환경 포장을 갖춘 지속 가능한 뷰티라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비건 뷰티는 본래 라놀린·비즈 왁스 등 동물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을 뜻하기에 클린 뷰티보다는 협소한 의미지만, 최근에는 성분뿐만 아니라 포장·제조 과정까지 포함하는 등 클린 뷰티와 거의 비슷한 의미로 확장하는 추세다.

비건·클린 뷰티는 2~3년 전부터 뷰티 업계의 화두였다. 한때 유행했던 자연주의를 넘어, 보다 지속할 수 있으면서도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MZ세대의 입맛에 맞는 트렌드로 여겨졌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클린 뷰티 편집숍 뉴앙시에의 매장을 8개까지 늘렸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자체 클린 뷰티 편집숍 뉴앙시에의 매장을 8개까지 늘렸다. 사진 롯데백화점

2021년과 2022년에는 비건·클린 뷰티를 표방하는 편집숍들이 잇달아 문을 열기도 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의 비클린을 비롯한 지난해 3월에는 롯데백화점이 체험형 클린 뷰티 편집숍 ‘뉴앙시에’를 열었고,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2021년 9월 서울 가로수길에 클린 뷰티 편집매장 ‘레이블 씨’의 대표 매장을 냈다. 레이블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 이상 신장했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들어서도 전년 대비 10% 가까이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린 뷰티는 업계 흥행 콘텐트

클린 뷰티는 기존 백화점 1층 명품 화장품과 길거리 헬스&뷰티(H&B)숍으로 양분되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굳어진 구도를 깨는 신선한 콘텐트로 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이면서, 브랜드 파워 없어도 깨끗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면서다. 또 직접 발라보고 체험해 봐야 하는 화장품 특성상, 신생 뷰티 브랜드 중심의 클린 뷰티 제품들은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백화점 등 기존 유통 업체들이 클린 뷰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레이블씨는 가로수길 대표 매장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비이커 청담 및 한남점, 온라인 몰 SSF샵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 삼성물산

레이블씨는 가로수길 대표 매장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비이커 청담 및 한남점, 온라인 몰 SSF샵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 삼성물산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비클린 매장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팝업(임시매장) 행사만 총 251회 열었다. 매주 4~5번꼴로 신생 뷰티 브랜드의 신상품 공개 행사를 가진 셈이다. 통상 연 2회 진행하는 상품 개편 주기도 분기 단위로 앞당겼다. 롯데백화점은 뉴앙시에를 지난해 3월 일산·평촌점에서 시작해 현재 김포공항·노원·영등포점 등 총 8개 점포로 확장했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물산의 레이블씨 매장을 본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건 및 클린 뷰티는 MZ세대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앵커 콘텐트로 자리매김했다”며 “과거 쇼루밍(showrooming·오프라인에서 보고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행위)이 오프라인의 위기를 불러왔다면 지금은 비건 뷰티와 같은 트렌디한 콘텐트로 무장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역쇼루밍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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