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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멋진 가짜… ‘뉴 노멀’이 된 비건 패션·화장품

중앙일보

입력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의류·식품·화장품 등 일상 전반으로 ‘비건(vegan·채식주의)’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건 소비 트렌드가 초반에는 단순히 개념 소비 운동 정도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실제 매출로도 연결되는 모습이다.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의 2022 가을겨울 컬렉션. 사진 비건타이거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의 2022 가을겨울 컬렉션. 사진 비건타이거

인조 모피 외투 판매 754% 증가  

7일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의 최근 한 달(10월 1일~31일)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죽·모피·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패션 아이템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늘었다.

특히 거위 털을 채운 패딩이나, 밍크 모피 등 동물 털과 가죽을 주로 사용하는 겨울 외투 부문에서 비건 상품의 인기가 높았다. 밍크나 여우 털로 만든 모피를 대신해 인조로 비슷하게 만든 페이크 퍼 상품 판매액은 지난해 대비 754% 증가했다.

동물 가죽이 아닌 합성 피혁이나 친환경 소재로 만든 비건 가죽 재킷은 901%, 거위 털이나 오리털로 채운 패딩이 아닌 인조 충전재를 사용한 비건 패딩은 315% 매출이 늘었다.

위메프에서 최근 한달간 비건 패션, 뷰티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사진 위메프

위메프에서 최근 한달간 비건 패션, 뷰티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사진 위메프

모피 입으면 시선 따가워, 인조 찾는다

비건 소비가 느는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있다. 소수의 신념 혹은 유난한 취향으로 여겨졌던 비건 지향이, 바람직함을 넘어 자연스러운 생활 방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를 운영하는 양윤아 대표는 “젊은 층은 모피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변해서 진짜를 입으려는 사람이 거의 없고, 중장년층도 주변 시선이 따가워 모피를 못 입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매출도 느는 추세다. 양 대표는 “모피는 모피 전문 브랜드에서만 내지만, 페이크 퍼의 경우 거의 모든 여성복 브랜드에서 겨울 외투로 내는 실정”이라며 “어느 한 브랜드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기보다 시장 전체가 커진 상황”이라고 답했다.

디자인·소재 다양화, 화장품도 비건 

비건 선택지도 늘어났다. 겨울 외투만 해도 인조 모피뿐만 아니라, 비건 가죽, 거위 털이나 오리털을 쓰지 않은 패딩 등 한층 다양해졌다. 특히 겨울 외투의 대명사인 패딩의 경우 웰론·신슐레이트 등 신소재 인공 충전재를 사용하거나, 동물 털을 쓰더라도 최소한 ‘윤리적 다운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을 받은 제품이 많다.

윤리적 다운 인증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에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겉감에 적용한 노스페이스 에코히트다운. 사진 노스페이스

윤리적 다운 인증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에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겉감에 적용한 노스페이스 에코히트다운. 사진 노스페이스

여성의류 편집숍 W컨셉 관계자는 “윤리적,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 뿐 아니라 가방이나 신발까지도 비건 가죽이나 인조 모피를 사용한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이에 환경을 고려한 소재를 적용한 패션·잡화 브랜드도 지속해서 느는 추세”라고 했다.

비건 트렌드는 화장품 분야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위메프에서 동물 성분을 배제하고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비건 세럼, 비건 크림도 지난해보다 223%, 840% 매출이 상승했다.

뷰티&헬스스토어 올리브영에서도 올해 2분기 비건 인증 색조 제품 매출 신장률이 1분기 대비 87% 증가했다. 비건 뷰티 브랜드의 수도 늘어 올해 2월 10개 수준에서 현재 2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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