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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직원들도 챗GPT ‘열공’…"교육 현장 적용 방안 고민할것"

중앙일보

입력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 대상으로 열린 디지털(게릴라) 포럼에서 직원들이 Chat GPT를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 대상으로 열린 디지털(게릴라) 포럼에서 직원들이 Chat GPT를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챗GPT에게 보고서를 써달라고 해볼까요?”

13일 오전 11시 45분, 세종정부청사 회의실에 모인 교육부 직원 50여명의 시선이 일제히 스크린으로 향했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에게 "에듀테크 활성화 방안 보고서 목차를 만들라"고 했더니 5초만에 20여줄의 답변이 달렸다. 챗GPT가 '에듀테크 홍보 전략', '교실에서의 기술 구현', '교사 전문성 개발' 등의 목차를 뽑아내자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시연을 담당한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과장)은 “이러다 사무관은 이제 필요 없어지지 않을까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점심시간 반납한 교육부 공무원 ‘챗GPT 열공’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게릴라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미국 오픈AI(OpenAI)사의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체험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게릴라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미국 오픈AI(OpenAI)사의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체험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연말 공개된 챗GPT는 출시 석달도 되지 않아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다. 교육부는 디지털 기술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챗GPT를 주제로 전 직원 대상 공개포럼을 열었다. 포럼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점심시간을 반납한 직원 50여명이 회의실을 채웠고, 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돌린 70여명은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봤다. 보고서 목록부터 여행 일정표까지 척척 답해주는 챗GPT 시연을 지켜본 직원들은 "우와"라며 감탄했다.

시연을 지켜본 교육부 직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국내의 한 국제학교에서 일부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영문 에세이를 과제로 제출했다가 적발돼 전원 0점으로 처리된 것처럼 챗GPT의 악용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이종원 교육부 연구관은 “이미 언론에서 챗GPT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챗GPT를 어떻게 적용할지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시연을 지켜본 한 사무관은 “지난해 8월에 교육분야 AI 관련 업무를 맡았을 때 접했던 기술 수준과 눈앞에서 지켜본 챗GPT의 수준은 차원이 다른 것 같다”며 “기술 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기관은 “이번 포럼을 들으면서 교육분야에서 챗GPT 활용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부 전문가나 학부모들과 소통하면서 챗GPT의 활용 방안에 대한 제도화를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를 활용한 교육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업무보고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적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가 등장하면서 교육부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교육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2월 중으로 하정우 네이버 인공지능 연구소장을 초청해 강의를 열고 학계와 기업, 학교 현장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디지털 교육 학술회의’도 진행한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챗GPT가 촉발한 다양한 논의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우리 교육생태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신기술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학습해 교육 현장이 효과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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