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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올림픽’ 달군 한국인 꿈나무 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스포츠에 올림픽이 있다면, 발레엔 로잔이 있다. 매년 스위스 로잔에서 전 세계 15~18세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콩쿠르,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이다. 올해 50회를 맞은 발레 등용문으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서희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박세은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왈(수석무용수)도 로잔을 통해 전 세계에 존재감을 두루 알렸다. 지난 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이 유서 깊은 대회에 올해 한국인 수상자가 3명이나 나왔다.

박상원(左), 김수민(右)

박상원(左), 김수민(右)

로잔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예선을 통과한 한국 학생 숫자는 16명으로, 단일 국가로는 일본과 함께 가장 많았다. 이 중 파이널리스트 진출자는 4명이다. 한국은 3명이, 일본은 1명이 입상했다. 그러나 입상 여부를 떠나 무대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들 중 김시현 학생은 5위 입상과 동시에 현장 관객이 직접 뽑은 인기상도 받아들었다. 그가 선택한 ‘에스메랄다’ 무대가 끝난 뒤 객석에선 환호와 박수의 데시벨이 유독 컸다. 귀국 다음 날인 8일, 서울예고 무용연습실에서 만난 시현 학생은 한때 “발레를 하는 게 맞나” 방황했던 시기를 거쳐 “발레 아니면 안 되겠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시현

김시현

선화예고 박상원 학생은 3위로 입상했다. 그는 지난 4일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후 소감을 묻는 신시아 라바론 로잔 측 진행자 겸 전 발레리나에게 “한국어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자랑스럽고, (내일 결선)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는 동갑내기로 초등학교부터 단짝이었던 김수민 학생이 없었다면 발레를 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UBC)에서 정기공연의 주역으로 발탁하는 등,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수민 양도 이번에 입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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