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바이 마을 신났다…'2년간 입항 0회' 월드 크루즈가 온다

중앙일보

입력

2만9008t급 '900명' 태운 독일 선적 입항

지난 9일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 입항한 크루즈가 없어 대합실은 폐쇄됐고 인근에서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쌀쌀한 날씨 탓에 터미널 인근 해변과 500m가량 떨어진 아바이마을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e즐펀한 토크]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 관계자는 “3월에 크루즈가 입항할 예정이라 현재 입출국 시설을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3월 전에는 다시 문을 열 계획으로 크루즈가 입항하면 관광객 발길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의 한산한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의 한산한 모습. 박진호 기자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로 들어 온 크루즈 모습. 사진 강원도관광재단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로 들어 온 크루즈 모습. 사진 강원도관광재단

아마데아호 전 세계 6개월간 여행 ‘월드 크루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로막혔던 동해안 크루즈 뱃길이 오는 3월 다시 열리자 지역 주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원도와 속초시 등에 따르면 오는 3월 13일 오전 8시 독일 선적인 아마데아호(2만9008t)가 속초항에 입항한다. 아마데아호는 다음날인 14일 오후 2시까지 속초항에서 머물게 된다. 이 배엔 승객 620명과 승무원 284명이 타고 있어 900명이 넘는 외국인이 배에서 내려 속초지역 관광지를 다닐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데아호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크루즈 관광 정상화 조치 이후 국내에 들어오는 첫 외국적 크루즈다. 6개월간 전 세계를 돌아보는 월드 크루즈로 승객 대부분이 독일인이다.

강원도관광재단 마이스크루즈팀 박원식 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선사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없어 e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속초항에 입항하는 크루즈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의 한산한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의 한산한 모습. 박진호 기자

강원도·속초시 대대적인 '환영행사' 계획  

실제 3월 아마데아호를 시작으로 속초항에는 연말까지 총 6회에 걸쳐 크루즈 여객선이 닻을 내린다. 오는 4월 29일에는 미국 선적인 실버 위스퍼호(2만8258t)가 입항해 승객과 승무원 582명이 속초를 찾는다. 실버 위스퍼호는 속초를 거쳐 일본 아키타현으로 떠난다.

6월 12일과 17일, 23일엔 이탈리아 선적 코스타세레나호(11만4261t)가 속초항에 입항한다. 이 배의 경우 전장이 289.59m 달한다. 탑승 인원만 승객 3780명, 승무원 1056명 등 4800명이 넘는다. 이와 함께 10월 21일엔 네덜란드 선적 웨스테르담호(8만2862t)가 입항하는데 이 배 역시 승객 2370명, 승무원 812명 등 승선 인원이 3000명이 넘는다.

잇단 크루즈 입항 소식에 관광명소인 속초 아바이마을 상인들도 들뜬 분위기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고정숙(61·여)씨는 “코로나19로 크루즈 입항이 3년간 취소되면서 아쉬움이 많았다”며 “하루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동네도 다시 활성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로 들어오는 크루즈 모습. 사진 강원도관광재단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로 들어오는 크루즈 모습. 사진 강원도관광재단

'아바이마을' 크루즈 입항 소식 큰 기대

11만t급과 7만t급 크루즈가 동시에 접안 가능한 속초항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총 34회 크루즈 입항이 취소됐다. 이 중 28회가 4000명이 넘는 인원이 탑승하는 11만t급 크루즈였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이번 크루즈 입항을 큰 기회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선사들이 러시아로 가는 항로를 바꿔 국내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강원도와 속초시는 기념 공연과 선상 이벤트 등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이달 안에 입출국 시설을 분리하는 확장공사를 마무리해 관광객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상훈 속초시 미래전략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제재로 외국적 크루즈선들이 항로를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와 국내 크루즈 관련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연결되는 선사나 여행사를 대상으로 팸투어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속초항을 시작으로 전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하는 크루즈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속초를 떠난 아마데아호가 3월 15일 입항한 뒤부터 올해에만 80회 넘게 크루즈가 들어온다. 제주도 역시 올해 50회 이상의 크루즈가 들어올 예정이다.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한산한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한산한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9일 찾은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속초항) 모습. 박진호 기자

부산 80호, 제주 50회, 인천 12회 입항 예정

인천항은 3월 19일 입항하는 4만3000t급 독일 선적 유로파2를 시작으로 올 한해 12회에 걸쳐 크루즈가 입항한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 3일 크루즈 분야 전문가 10명을 위원으로 하는 크루즈산업발전위원회를 재구성했다. 위원회는 2018년 12월 발족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기존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면서 이번에 새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3년 만에 재개되는 인천항 크루즈 입항과 관련해 준비사항과 크루즈 활성화 정책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은 훌륭한 크루즈 인프라뿐만 아니라 다수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만큼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크루즈 방한 해외관광객수’에 집계에 따르면 2016년 698회, 225만8334명으로 정점을 찍은 크루즈 관광객은 2017년 231회 50만5283명, 2018년 122회 21만7944명, 2019년 152회 27만8751명으로 줄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엔 3회 3489명으로 대폭 감소했고, 2021년과 지난해엔 입항 횟수가 ‘0’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