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 645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롯데쇼핑에선 롯데백화점이 매출액 3조원을 넘기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두 기업 모두 백화점 부문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일본에선 지난달 31일 55년간 영업해온 도큐백화점 시부야 본점이 문을 닫아 이와는 대조적인 국내 백화점 호황이 눈길을 끈다.
신세계 백화점·패션 날았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조8128억원, 영업이익 645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7%, 24.7% 증가했다고 8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5050억원으로 29.9% 늘었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14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6% 줄어들었다.
백화점 부문은 연매출이 2조48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별도 법인인 대구·대전·광주 신세계를 포함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5018억원으로 1396억원 증가했다. 백화점 역시 4분기는 신장폭이 주춤, 매출 6686억원(+4.8%), 영업이익 1499억원(+6.9%)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 등 일상 회복으로 남성·여성·캐주얼 등 패션부문(12.3%)과 화장품(12%), 캐리어 등 여행 관련 장르(82.8%)의 수요 회복이 백화점 실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누계 매출액이 1조5539억원, 영업이익은 1153억원을 기록했다. 보브·지컷 등 국내 패션부문의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자주 부문과 자체 화장품 브랜드도 외형 성장을 거듭한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심리 하락으로 어려웠던 4분기에도 매출액 4303억원(+3.0%)을 기록했다.
면세점 부문인 신세계디에프는 4분기 매출액 9967억원(+21.1%)을 기록했으나, 2023년도 인천공항 임대료가 선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263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백화점 매출 증대에 따른 임대수익과 호텔 매출의 증가로 4분기 매출액 891억원(+15.2%), 영업이익은 1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연결 편입된 신세계라이브쇼핑은 4분기 매출액 689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 달성했다. 신세계까사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4분기 매출액 592억원(-17.9%)을 기록했다.
롯데, 백화점 매출 3조원 넘어…코로나19 이전 회복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간 매출 15조4760억원(-0.6%), 영업이익 3942억원(+89.9%)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297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3조7901억원(+0.2%), 영업이익 1011억원(-7.5%)을 올렸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하락했지만, 백화점·마트 등 주요 사업부가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가전제품 전문점 시장 환경 악화로 하이마트 실적 부진은 지속됐다.
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3230억(+11.9%), 영업이익 4980억원(+42.9%)을 기록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백화점 매출이 3조를 넘은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4분기에도 매출은 89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했지만, 쇼핑 환경 개선과 브랜딩 강화 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1770억원(-13.7%)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매출 5조9040억원(+3.3%),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4분기에는 물가상승으로 가정 내 식사 수요가 높아지면서 HMR 등의 간편식을 중심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슈퍼는 지난해 매출 1조3430억원(-7.5%),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슈퍼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점포가 33개 줄어 매출은 감소했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판관비 절감으로 영업적자를 축소했다.
e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매출 1130억원(+4.5%), 영업이익 –156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8% 증가한 36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1억원 개선해 –2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선보인 뷰티·럭셔리·패션 등 전문관의 4분기 거래액도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
하이마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형 가전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매출 3조3370억(-13.8%), 영업이익 –52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홈쇼핑은 패션·건강식 등 고마진 상품 비중의 감소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컬쳐웍스는 엔데믹 본격화로 연간 누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4970억원(+111.8%), 영업이익은 10억원 흑자전환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은 코로나 이후 급격히 감소했던 백화점·마트 등 주요 사업부들의 매출이 엔데믹과 함께 개선되는 한해였다”며 “올해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오픈, 그로서리 혁신, 버티컬 전문몰로의 변화 등 각 사업부별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