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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눈앞…우리 식탁 괜찮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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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 관계자가 일본산 참돔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 관계자가 일본산 참돔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 [뉴스1]

일본이 예고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올봄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 사례가 처음이라서다. 정부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국민 불안 해소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3일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기를 “올해 봄부터 여름 사이”라고 공언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정화한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염수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뒤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주입한 냉각수를 말한다. 여기엔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을 포함한 방사성 물질이 60종 이상 포함됐다. 사고 후 현재까지 쌓인 원전 내 오염수 탱크 숫자는 1000여개, 132만t에 달한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정화해 방류하는 만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ALPS로 정화 처리할 경우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지지 않는다. 미량이지만 탄소14 등의 핵종도 ALPS로 처리한 물에 남는다.

도쿄전력이 지난 2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공개한 펌프시설. 정화한 오염수를 바다로 옮기는 데 사용한다.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지난 2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공개한 펌프시설. 정화한 오염수를 바다로 옮기는 데 사용한다. [연합뉴스]

또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주장은 ALPS가 완벽히 작동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처리 과정을 검증하는데, 도쿄전력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칭화대는 2021년 연구에서 후쿠시마에서 배출한 오염수가 280일 뒤쯤 한국 남해안에 도착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자연 상태의 1000만분의 1 수준의 방사성 물질까지 계산에 넣은 결과여서 ‘관측할 수 있고, 유의미한’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1년 내 우리 해역에 닿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수산물 먹거리와 관련해선 작은 영향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1월 후쿠시마 근해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의 14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됐다. “방사능의 영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수년~수십 년에 걸쳐 먹이사슬로 쌓이는 영향에 대해선 더더욱 알려진 바 없다.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하면서 꽁치, 미역 등 수산물 40여 종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연안 해역에서 시행하는 방사능 조사 장소를 2019년 32곳에서 지난해 45곳, 올해 2월 52곳으로 늘렸다. 정도현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수산물 방사능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관련 조사·분석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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