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 독일영화 감상회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영화중 대표적인 리얼리즘 영화, 독일의 문호 토마스만의 영화화 작품, 그리고 일본 주요 감독들의 영화 등 독특한 성격의 영화감상회가 각각 열린다.
한국필름보관소는 「시대별로 본 영화 속의 리얼리즘」이란 부제아래 20일부터 12월14일 (매주 화∼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2시 50∼80년대 연대별 대표작중 리얼리즘이 가장 잘 표출된 『피아골』 『오발탄』 『겨울여자』 『만다라』등 4편을 상영한다. 55년 이강천 감독이 발표한 『피아골』은 지리산 빨치산을 소재로 한 최초의 한국영화 (이후 35년이 지난 올해 『남부군』이 나왔다)로 『한국영화 70년 대표작 2백선』 (89년·영화진흥공사간)에 집필진으로 참여한 김종욱씨는 이 영화에 대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이데올로기와 휴머니티의 대결을 사실적으로 시도, 한국영화의 새로운 형식을 연 수작으로 평했다 (20, 30일, 12월6, 12일 상영).
이범선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유현목감독의 대표작 『오발탄』(61년)은 소설의 리얼리즘과는 전혀 다른 영상리얼리즘의 세계를 정연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전후 어느 월남 실향가족의 끝간데 없는 암울한 상황을 부여안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유 감독은 문학의 언어가 미치지 못하는 탁월한 영상언어로 표출시키고 있다 (21, 27일, 12월7, 13일 상영)
『겨울여자』(77년)는 요즘상영중인 『장군의 아들』이 지난달 말 60만 명의 관객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60만 여명)을 자랑한 작품이다. 장미희라는 신데렐라를 배출한 이 영화는 이화라는 여주인공을 통해 산업사회의 성장기에 들어섰던 7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자각적인 이유를 가진」여성의 성의 개방화를 짚어보고 있다(22,28일, 12월4, 14일 상영)
80년대의 대표적 리얼리즘 영화로 뽑힌 『만다라』(81년)는 구원의 방법을 달리하는 두 승려의 대립과 갈등·화해를 따라가며 현대인들의 막다른 고뇌와 고독을 심층적으로 그려본 임권택 감독의 작품이다(23, 29일, 12월5, 11일 상영)
토마스만의 대표작을 영화로 보는 자리는 독일문화원이 21일부터 12월1일까지 매일 오후7시 문화원강당에 마련한다.
1929년 『마의 산』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토마스 만(1875∼1955)은 신 휴머니즘을 주장, 현대독일의 양심으로 불리는 작가로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해 그곳에서 『파우스트박사』라는 명작을 남긴바 있다.
첫날인 21일에는 외대 안삼환 교수의 해설과 더불어 토마스만이 자신이 애견과 함께 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기록영화 『주인과 개』,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관한 뒷 얘기를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가 설명하는『시와 진실』이 상영된다.
이어 22일부터는 극영화가 상영되는데 22일 『혼란과 때 이른 고뇌』(77년·프란츠 자이츠 감독), 23일 『베니스에서의 죽음』(70년), 24일 『마의 산』(82년·한스 가이젠되르퍼 감독), 26일 『신사사기꾼 휄릭스 크롤의 고백』(82년·베른하르트 진켈감독), 28일 『부덴브로크스가의 사람들』(85년·프란츠 페터비르트 감독), 29일 『파우스트박사』(82년·프란츠 자이츠 감독), 30일 『토니오 크뢰거』(75년), 12월 1일 『트리스탄』 (75년·헤트베르트 발만 감독) 등이 차례로 상영된다.
중앙대 영화학과가 21∼25일 동교 흑석동캠퍼스 시청각센터에서 갖는 「일본영화제」에는 전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9명의 감독 작품을 선보인다.
일본영화 수입문제에 따른 공개적인 논의의 한 방식으로 마련된 이 감상회에는 일본영화의 자존심이라는 구로자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를 비롯, 80년대의 감각파 이타미 주조의 『담뽀뽀』등으로 짜여져 있다.
▲21일 오후 5시30분 『부초』(야스지로 오즈감독), 『7인의 사무라이』 ▲22일 5시30분 『충동살인 아들아』(기노시 타게슈케), 7시30분 『전교생』(오바야시 노부히코) ▲23일 5시30분 『불꽃축제』(야나기마치 미쓰오), 7시30분 『가족게임』(모리타 요시미쓰) ▲24일 오후2시 『지오로 이야기』(모리카와 도키히사), 4시 『담뽀뽀』, 6시 『센리큐』(구마이 게이) ▲25일 2시 『가족게임』, 4시 『전교생』, 6시 『7인의 사무라이』 <이헌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