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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에서 '거시경제 1타강사'가 되기까지...오건영의 17년 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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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거시경제 1타강사, 금융 전문가, 갓건영…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입니다. 복잡한 경제 현상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으로 유명해지면서 팬덤까지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오 팀장은 금융 비전공자입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신한은행에 입사했고, 금융권 펀드 붐이 일던 2004년부터 독학을 시작합니다. 이후 17년이라는 시간이 쌓여 금융 전문가로 불리게 됐죠.

"힘든 시간이 쌓이다 보면, 지식의 파편이 엮이는 순간이 온다" 오 팀장의 말입니다. 비전공자가 거시경제 1타강사가 되기까지, 어떻게 공부해왔는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링커의 새해 : 프로의 시간관리법'의 1화 중 일부입니다.

신한은행 오건영 WM사업부 팀장 [사진 오건영]

신한은행 오건영 WM사업부 팀장 [사진 오건영]

거시경제 1타 강사의 24/7

거시 경제를 쉽게 설명하는 일, 어떻게 시작했나요?

2002년 신한은행에 입사했어요. 학부 전공은 신문방송학인데요. 당시 은행은 전공 불문 취업이 가능한 곳이었죠. 입사 초기에는 창구 업무와 대출 수신, 예금 업무를 맡았습니다.

본격적으로 마켓을 본 건 2004년부터였어요. 당시 금융권에 펀드 붐이 일었거든요. 적립식 펀드가 출시되자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직원과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주말에 회사 클럽활동을 시작했죠. 일종의 스터디인데요. 경제 공부를 하고 싶은 직원들끼리 모였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경제학 비전공자라 그런지 한계가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은행 업무를 끝낸 밤 10시부터 자료를 읽고, 스터디에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일을 반복했죠. 그 경험이 밑거름돼 자산관리(WM) 파트 직원 교육을 맡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17년째 이 일을 하고 있네요. 돌이켜보면 그땐 어떻게 공부했나 싶은데요. (웃음)

힘든 시간이 쌓이다 보면, 지식의 파편이 엮이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제가 만든 루틴을 유지하려 해요.

새벽 5시 40분쯤 눈을 뜹니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뉴스 타이틀을 체크하고요. 출근길에 나섭니다.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요. 이동하면서 기사를 읽고 내용을 정리할 수 있어서 버스, 지하철을 타요.

회사 근처에 도착하면 카페에 자리를 잡고 페이스북·네이버 카페에 올릴 에세이를 씁니다. 처음에는 글 한 편 쓰는 데 1~2시간씩 걸렸는데요. 요즘은 20분이면 완성해요. 버스에서 그날의 에세이 주제를 정하고, 문단 구조를 짜놓은 덕분이죠. 매일 쓰다 보니 글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기도 했고요.

오전 8시 10분쯤 회사 일을 시작합니다. 은행에서 경제 관련 자료를 보고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저녁 6시쯤 퇴근해 저녁을 먹고요. 8시부터 회사에서 챙겨온 자료를 읽고 스터디를 해요. 그러다 12시쯤 잠자리에 듭니다.

이 패턴을 10년째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되도록 약속도 안 잡습니다. 부서 회식이나 중요한 사람 만나는 일이 아니면 술자리도 안 만들어요. 루틴이 깨지니까요.

주말은요?

‘주말 에세이’를 씁니다. 글꼴 크기 10포인트로 A4용지 4~5장 분량의 글을 쓰는데요. 한 주 흐름을 갈무리합니다. 회사에서 거시 경제 자료를 모니터링하고, 매일 에세이를 쓴 뒤, 방송에 나가 직접 설명했던 내용을 다시 들여다보는 거예요.

같은 콘텐츠라도 서너 번 반복해 읽으면 느낌이 달라져요. 안 보이던 게 보일 때도 있고요.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보기도 하죠. 데일리에서 놓친 내용을 주말 에세이에 촘촘하게 반영합니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의 일주일을 엿본 것 같습니다. (웃음) 연말 루틴도 있을까요?

2018년부터 연말에 새해 경제를 전망하는 글을 써요.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요. 한 해를 되돌아보며 제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는지 꼼꼼히 짚어봅니다. 오답 노트처럼요. 제가 틀렸던 것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로직, 가정을 세우고요.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해 여러 시나리오를 썼다 지웠다 반복해요.

물론 제 예측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트레이닝을 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요. 중요한 이슈를 복기해두면 훗날 비슷한 이벤트가 터졌을 때 도움이 되거든요. 어떻게 설명할지 힌트를 얻기도 하고요.

오건영 팀장이 2012년부터 경제 에세이를 올리는 네이버 카페 '오랑's Essay in Atlanta'. 가입자만 4만3000여명이 넘는다. [출처 네이버 카페]

오건영 팀장이 2012년부터 경제 에세이를 올리는 네이버 카페 '오랑's Essay in Atlanta'. 가입자만 4만3000여명이 넘는다. [출처 네이버 카페]

17년간 마켓 공부해 콘텐츠 만들어보니 

페이스북에 매일 경제 에세이를 올리고 방송 출연, 책도 집필합니다. 본업 외 다른 일까지 할 수 있는 비결이 뭔가요?

저를 스스로 어려운 환경에 밀어넣는 성향 때문 아닐까요? (웃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저 제가 하겠다고 결정한 일을 하는 것뿐이고요.

에세이를 쓰는 일도 마찬가지예요. 일주일에 4번, 주요 분기점에 글을 써 채널에 올리겠다고 제가 먼저 약속한 일이에요. 그랬더니 거시 경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많은 분이 제 글을 찾아주더라고요. 고맙다는 댓글도 달아주고요.

누군가에게 제 글이 ‘도움 된다’는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는 게 큰 힘이 돼요. 덜 지치는 거죠. 많은 분이 제 글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쓰게 됩니다.

에세이를 돈 받고 쓰라고 말하는 분도 간혹 있는데요. 유료화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이 일은 저한테 도움되는 일이에요. 독자 덕분에 ‘글을 써야 한다’는 동력을 얻게 되니까요.

팀장님 글은 ‘쉽게 읽힌다’ ‘이해가 잘 된다’는 평이 많아요.

2가지 이유 때문 같은데요.

일단,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막힐지 알고 있어요. ‘이 내용부터는 이해가 잘 안 되겠구나’ 감이 오는 거죠. 예를 들면 영어로 된 글을 읽는데 핵심단어 2~3개를 몰라 맥락 파악이 안 될 때가 있잖아요. 경제 콘텐츠도 비슷해요. 전문가가 습관적으로 쓰는 단어가 있고, 그들끼리만 아는 용어가 있어요. 저는 그런 부분을 짚어줍니다.

저는 경제학 전공자도 아니고 경제 전문가처럼 학식이 깊지도 않아요. 그저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제가 처음 경제 공부를 했을 때 어려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때 겪었던 불편함을 다른 사람은 느끼지 않도록 하는 거죠.

그리고 스토리텔링 형식의 글이라 쉽게 읽히는 듯해요. 저는 17년 동안 마켓을 보고 콘텐츠를 만들어왔잖아요. 과거를 분석하고 현재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거죠. 그 당시에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히스토리부터 설명하니 이해가 잘 된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경제학 비전공자가 ‘거시경제 1타 강사’가 되기까지, 공부법이 궁금합니다.

반복이 핵심이죠. 뉴스를 읽고(Reading) → 에세이를 쓰고(Writing) → 방송에서 말하는(Speaking) 겁니다. 경제라는 하나의 주제를 읽고, 쓰고, 말하는 과정을 반복할 때 저만의 것으로 소화가 돼요.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같은 내용을 3번은 보게 되는 거죠. 그러면 머릿속에 남아요.

거시 경제를 공부하는 데 특별한 노하우는 없습니다. 순간, 순간이 쌓이는 거죠. 수많은 하루가 모여 20년이 지났더니 무기가 됐어요.
많은 분이 경제 공부법을 물어보시는데요. 나에게 맞는 책, 기사를 찾는 게 1번이에요. 나와 궁합이 맞는 것을 찾아 보고, 듣고, 읽고, 쓰세요. 책 한 권 읽고 세계 경제 흐름을 볼 수는 없어요. 꾸준히 해야만 합니다.

거시 경제를 공부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공부는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하는 겁니다. 누구든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 싶을 거예요. 예금 이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나요? 그러면 주식 투자를 해야죠. 그런데 공부도 안 하고 투자만 하면 어떻게 될까요? 돈 벌 기회가 날아가요. 10배 수익을 낼 종목을 찾으려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거든요. 불가능한 일이죠.

대신 거시 경제를 공부하면 아주 많은 리스크가 보입니다. 먼 미래에 찾아올 기회도 보이고요. 깊게 이해하면 흔들리지 않아요.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분산 투자도 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움직일 수 있죠. 대박을 꿈꾸는 게 아니라 예금 금리보다 조금 높은, 플러스알파를 목표로 접근하게 되고요.

″에세이 유료화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저한테 도움되는 일이니까요. 독자 덕분에 '글을 써야 한다'는 동력을 얻어요″ [사진 오건영]

″에세이 유료화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저한테 도움되는 일이니까요. 독자 덕분에 '글을 써야 한다'는 동력을 얻어요″ [사진 오건영]

팀장님은 재테크를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주식 대신 펀드 투자를 조금 하고 있어요. 거시 경제 움직임을 읽는 사람이다보니 아무래도 펀드 투자를 선호하게 되죠. 개별 기업에 대한 집중 분석은 하지 않아서 주식 종목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여러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를 하는데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를 한다는 건 미래에 베팅한다는 의미예요.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잖아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해요.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플러스알파의 이익을 얻는 전략이죠.

많은 사람이 ‘분산투자를 하면 돈을 못 번다’고들 하죠. 그런데 그 문장에는 생략된 말이 있어요. ‘짧은 기간에 큰 돈을 못 번다’는 거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분산 투자를 해도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큰 돈을 벌려고 한다면, 크게 무너지는 리스크도 존재해요. 트레이드 오프인 셈이죠.

2022년은 고금리, 강달러, 고물가로 힘든 한 해였죠. 2023년은 어떨까요?

변곡점이 나타날지 지켜봐야죠. 물가와 금리 고점이 형성됐다 꺾이는 게 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시장금리는 조금 더 오를 것 같고요.

중요한 건...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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