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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차이나 글로벌 아이

비자 발급 중단이 이익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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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박성훈 베이징 특파원

박성훈 베이징 특파원

한국 정부가 중국행 단기 비자 발급 중단을 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다만 PCR 검사로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을 비자 중단이란 강수로 대응한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 경제적 피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지난달 제한 조치는 충분히 수긍할만했다. 방역 해제 후 중국에선 거짓말처럼 빠르게 코로나가 퍼졌고 불투명한 통계 속 중국 인구의 최대 80%까지 감염됐을 것이란 추측은 체감상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확산만큼이나 줄어드는 속도도 빨랐다. 춘제 때 2차 확산을 우려했지만 이미 대다수가 걸린 탓인지 큰 충격은 없었다. 베이징 거리에선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이동 중인 승객. 지난 1일부터 한국에서 들어온 항공편에 대해 PCR 검사가 시작됐다. [EPA=연합뉴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이동 중인 승객. 지난 1일부터 한국에서 들어온 항공편에 대해 PCR 검사가 시작됐다. [EPA=연합뉴스]

감소 추세는 입국자 통계에서도 확연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발 외국인 입국자 330명 중 3명(0.9%)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1일엔 7명(2.4%), 30일 3명(0.9%), 29일 2명(1.5%)이었다. 지난달 초 103명(31.5%)으로 정점을 찍은 뒤 13일부터 지금까지 한 자릿수다. 정부는 데이터 부족과 춘제 이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양성률이 떨어진 건 고무적이지만 춘제가 끝난 지 얼마 안 돼 섣불리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 중국 내 확진자·중환자·치명률 수치를 구체화해줘야 재검토해볼 수 있다.”(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왜 PCR 검사로 부족한지, 비자 제한 연장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조치 연장에 중국의 반격은 더 세졌다. 지난 1일부터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만 PCR 검사를 시작했다. 지난달엔 중국 상황의 심각성이라도 내세울 수 있었지만 이달 들어 반박할 말은 더 궁색해졌다. 한덕수 총리의 한발 물러선 듯한 설명에도 힘이 빠졌다. 중국 외교부가 “중·한 양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했고 한 총리는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2월 28일 전이라도 해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중국 현지 우리 기업들의 여론은 차갑다. 비자 발급 중단으로 필요한 비즈니스 일정은 줄줄이 뒤로 밀리고 코로나 해제로 사업 재개를 기대했던 업체들은 정부가 제한을 풀기만 기다리고 있다. 문호가 열릴 듯하던 중국 콘텐트 시장도 다시 기다려보라는 식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31.4% 급감했다. 우리가 중국에 맞출 이유는 없다. 철저히 우리 국익만 따지면 된다. 비자 중단은 이익인가 손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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