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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차이나 글로벌 아이

미·중 전쟁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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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필규 워싱턴 특파원

김필규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2년 안에 미국이 중국과 싸우게 될 것 같다”고 예측한 마이클 미니헌 미 공군기동사령관의 메모가 워싱턴을 뒤집어놨다. 미·중 전쟁은 앞서도 많이 예고됐지만, 이번엔 그 예상 시기가 너무 일렀기 때문이다. 발언자가 현역 4성 장군이란 점도 논란이 됐다.

마침 얼마 전 미 공군대학의 제러드 매키니 교수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장교들 상대로 군 전략 강의를 하는 그는 시기별 미·중 전쟁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2019년 10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병사들이 베이징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 행진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10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병사들이 베이징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 행진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중앙정보국(CIA)에선 2027년을 예상했다.
“내 생각에 명확한 근거는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시점이 거론되지만, 그때까지 중국은 전투력을 현대화하겠단 목표만 제시했을 뿐, 통일 관련 언급은 없다.”
중국이 통일을 목표한 시점은.
“2049년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그해를 국가부흥과 중국몽을 이룰 때로 제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만과의 통일을 명시했다. 이때까지 평화적이든, 무력으로든 대만을 합병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건 2049년인가.
“그렇지 않다. 사실 앞으로 10년이 걱정이다. 많은 이들이 시진핑 주석의 집권 연장 욕심을 우려하지만, 경제가 더 문제다.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중국 정권은 정당성 유지를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긴장을 높일 것이다.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2028년 미국 대선 등이 전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

미니헌 사령관의 메모와 궤를 같이하는 예측이다. 공교롭게 지난주 중국은 미국 영공에 정찰 풍선을 띄워 보내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예정된 중국 방문을 취소했다. 매키니 교수가 말한 발화점이 이것인가 싶을 만큼 양국 간 긴장감은 최고조로 올랐다.

1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도 미국 내에선 여러 차례 경고음이 나왔다. 정보기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의도를 폭로했고, 침공 시기에 대한 첩보도 유럽 동맹과 공유했지만 결국 침공 자체는 막지 못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서도 미 정보당국과 군은 구체적 시기를 제시하며 여러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그런 예측이 결과적으로 미·중간의 파괴적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풍선 사건’ 같은 것이 터질 때마다 마음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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