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집 대신 백화점·쇼핑몰서 따뜻하게…일본 ‘웜 셰어’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본 도큐그룹의 ‘오프앤고’ 캠페인 안내문. 가정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따뜻한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다. [홈페이지 캡처]

일본 도큐그룹의 ‘오프앤고’ 캠페인 안내문. 가정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따뜻한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다.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 에너지난으로 전기·가스 요금이 크게 오른 일본에서 난방을 함께 나누는 ‘웜 셰어’(Warm-Share·온기 나누기) 운동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쇼핑몰·백화점 체인인 도큐는 지난달부터 3월 말까지 ‘웜 셰어’ 생활 스타일을 제안하는 프로젝트 ‘오프앤고(OFF&GO)’를 벌인다. 집 안의 전기를 끄고 백화점 등 쇼핑센터를 방문해 따뜻한 시간을 보내자는 캠페인이다.

도쿄 시부야의 대표적 쇼핑몰인 ‘히카리에’와 요코하마에 있는 ‘미나토미라이 도큐 스퀘어’ 등 전국 10개 쇼핑몰이 참여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절전 쿠폰’을 내려받으면 이 쇼핑몰에 있는 145개 점포에서 할인이나 무료 음료 등을 받을 수 있다. 군마현 다테바야시는 시 차원에서 지역 대형 쇼핑몰과 제휴한 ‘웜 셰어’ 운동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시내 가장 큰 상업시설인 ‘아제리아몰’에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몸을 녹이며 쉴 수 있는 대규모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낮에는 주로 1인 가구 고령자들이 이곳을 찾아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눈다. 시 관계자는 “가정 난방을 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주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해 지역경제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웜 셰어’ 운동이 활발해진 것은 일본의 난방비가 가계에 부담이 될 만큼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전기·가스 요금은 2021년에 비해 약 25% 상승했다.

올해 전기·가스 요금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전력은 지난 24일 약 1000만 세대가 사용하는 전기요금제를 6월부터 평균 29.3% 올리는 방안을 정부에 신청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인상안대로라면 전기 사용량이 평균인 일반 가정의 월 전기요금은 현재 9126엔(약 8만6000원)에서 1만1737엔(약 11만1000원)으로 오른다.

앞서 도호쿠전력 등 5개 대형 전력회사도 요금 인상을 신청했는데 인상 폭은 최소 28.1%에서 최대 45.8%에 달한다. 일본 환경성은 에너지 절약을 권고하는 ‘웜 셰어’와 ‘웜 비즈(Warm-Biz)’ 캠페인도 활성화하고 있다. 집에서 생활할 때는 실내온도를 20도 정도로 맞추고, 가능하면 가족들이 한 방에 모여 식사하거나 여가를 즐기도록 해 전력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이다. ‘웜 비즈’는 사무실에서 추위를 최대한 덜 느끼도록 목과 손목, 발목 등 3개의 ‘목’을 보온하는 옷차림을 하자는 캠페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