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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디나, 왕웨이중, 켈리, 스탁… WBC에서 만나는 낯익은 얼굴

중앙일보

입력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한 버나디나.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한 버나디나. 연합뉴스

버나디나, 왕웨이중, 켈리, 스탁… KBO리그 출신 선수들이 국기를 달고 최고의 무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선다.

3월 개막하는 WBC 본선에는 20개국이 출전한다. 한국을 떠났지만 KBO리그를 거친 선수들도 출전을 준비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네덜란드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39)다. 버나디나는 2016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2년 동안 활약했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그는 빠른 발, 강한 어깨, 장타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7년 KIA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홈런을 친 뒤 헬멧을 잡는 세리머니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나이 마흔 살인 버나디나는 여전히 현역이다. KIA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대만, 멕시코 리그를 거쳐 네덜란드와 니카라과 리그에서 지난해까지 뛰었다. 2019 프리미어12에서도 뛰었던 그는 WBC 50인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버나디나는 네덜란드 본토가 아닌 퀴라소 출신이다. 카리브해 섬으로 인구 16만이지만 축구와 야구 인기가 높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축구 대표팀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본토 선수들로만 팀을 꾸리기 힘든 네덜란드는 퀴라소와 또다른 섬 아루바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주축이 돼 국제대회에 나선다. 한국도 두 번 네덜란드를 만나 모두 패배했다. 2013년 한국전에서 2루타를 때려낸 버나디나는 10년 만에 다시 WBC 출전을 노린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대만 국가대표 왕웨이중. 연합뉴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대만 국가대표 왕웨이중. 연합뉴스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왕웨이중(31)도 WBC에 나간다. 왕웨이중은 스캇 보라스가 에이전트를 맡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마이너의 벽을 뚫진 못했다. 2018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하면서 최초의 대만 출신 선수가 됐다. 하지만 7승 10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고 1년 만에 한국을 떠났다.

마이너에서 1년을 뛴 왕웨이중은 대만으로 돌아갔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재창단팀 웨이취안 드래곤스에 입단했다. 2년간 거둔 성적은 41경기 7승 14패 평균자책점 2.97.

왕웨이중은 지난 13일 발표된 예비 엔트리(36인)에 포함됐다. 구원투수 경험도 있어 대만 대표팀에겐 큰 힘이다. 1라운드를 안방에서 치르는 대만은 네덜란드, 쿠바와 함께 조 1, 2위를 다툴 전망이다. 한국이 8강에 오른다면 버나디나 또는 왕웨이중과 상대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SK 와이번스에서 4년간 뛰다 MLB에서 성공을 거둔 메릴 켈리. 연합뉴스

SK 와이번스에서 4년간 뛰다 MLB에서 성공을 거둔 메릴 켈리. 연합뉴스

디펜딩챔피언 미국에도 '지한파'가 있다. 2015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했던 메릴 켈리(35)다. 마이너리거 출신 켈리는 한국에서 통산 성적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거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다. MLB 데뷔시즌에 13승을 거둔 켈리는 지난해 200이닝 넘게 던지면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대표팀에 발탁됐다.

미국은 무키 베츠(LA 다저스),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놀런 에러나도(세인트루이스) 등 강타자들로 라인업을 꾸린다. 하지만 투수진은 아니다. 리그 최고 에이스들이 모두 빠졌고, 올해 은퇴하는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와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 등 베테랑들이 주축이다. 켈리의 팀내 비중도 크다.

한국과 미국은 대진표상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만난다. MLB닷컴은 "켈리는 국제적인 경험이 있다. KBO에서 4년을 보냈기에 토너먼트 후반에 한국과 만난다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두산 베어스 출신 스탁. 유대계인 그는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WBC에 나선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출신 스탁. 유대계인 그는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WBC에 나선다. 연합뉴스

바로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뛴 선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에서 9승 10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한 우완 로버트 스탁(34)이다.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에 초청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산과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스탁은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대표로 출전한다. 유대계 혈통 덕분이다. WBC는 국적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부모의 혈통을 인정받거나, 시민권 획득 자격이 있으면 그 나라 소속으로 출전할 수 있다. 중국계인 KT 위즈 투수 주권도 중국 대표로 나선다.

이스라엘은 본국이 아닌 미국에서 태어난 선수들이 대다수다. 2017 WBC에서도 마이너리거들이 합류해 한국을 꺾고 2라운드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엔 더 강한 전력을 갖췄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작 피더슨(샌프란시스코), 해리슨 베이더(뉴욕 양키스), 딘 크레머(볼티모어), 리차드 블레이어(마이애미)가 합류했다. 이스라엘은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니카라과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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