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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섬유를 거래하는 플랫폼이 있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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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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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중국 B2B 전자상거래 규모는 무려 29조 95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4% 증가했다. 왕징셔(网经社) 전자상거래연구센터는 2025년까지 중국 B2B 산업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연평균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B2B 전자상거래의 영업 범위는 주로 기업 생산 활동에 필요한 원자재, 설비, 부품, 그리고 완제품 및 서비스 거래, 교환, 공유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 B2B는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사슬 관리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data.iimedia.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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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imedia 데이터 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중국 B2B 전자상거래 분야별 점유율에서 의류업이 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광저우 쯔징과학기술(致景科技)은 섬유 전자상거래 플랫폼 ‘바이부(百布)’를 구축했다.

바이부(百布), 어떤 기업?

사진 바이부 공식 홈페이지

사진 바이부 공식 홈페이지

과거 방직업의 복잡한 산업 사슬 문제를 해결하면서, B2B 기업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기업이 바로 바이부다. 섬유업 B2B의 성공사례로도 유명하다. 2022년에는 수억 달러의 거액 융자를 받기도 했다.

바이부는 2013년 12월에 설립된 중국 최초의 섬유 거래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5000개 이상의 업체가 등록돼 있고, 연결된 바이어 수만 2만여 개에 달한다.

바이부는 업스트림(천, 방직 제조업) 기업들의 방직기계 현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면서 해당 플랫폼을 통해 접수되는 다운스트림(의류 제조업) 기업들의 오더를 유휴 기계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바이부가 기업별 유휴 장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서 의류 제조업의 오더를 받으면 유휴 장비가 있는 각 기업에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방직 기업은 장비를 100% 활용할 수 있고, 의류 업체는 더 저렴하게 방직 제품을 공급받게 되는 것이다.

바이부, 중국 섬유업을 한눈에

섬유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직접 목화를 재배하고 목화솜을 가공해 면사를 만드는 원사 과정, 원사를 가공해 실이나 의류 원단을 제작하는 직물 가공 과정, 가공된 직물을 통해 의류 등을 제작하는 의류 산업 과정이 있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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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직업은 공급 사슬이 길고 시장집중도가 낮은 게 특징이다. 중국 방직 기업 바이룽동방(百隆東方), 화푸스상(華孚時尚) 두 상장사의 2018년 시장점유율은 1% 미만이다. 중소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원단 시장은 원단 생산과 날염 부분을 포함하여 중국에 약 2만 개의 원단 공장이 있는데, 잘 팔리는 원단은 모방하기 쉬워 경쟁이 치열하다. 의류 업계는 구매자의 개성화된 수요가 강하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 쌍방의 효율적인 매칭이 어렵다. 그런데 이처럼 복잡한 산업 사슬 문제를 섬유 전자상거래 플랫폼 바이부가 해결한 것이다.

바이부의 초기 비즈니스 모델은 원단 B2B 플랫폼이었다. 당시만 해도 원단 도매상과 의류 제조업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만 제공했다. 그러나 전통 섬유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급 관계를 맺고 있어 굳이 온라인으로 거래할 필요가 없었다.

사진 바이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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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시행착오를 거친 바이부는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했다. 우선 바이부의 비즈니스 모델을 두 가지 사업 부문으로 확장했다. 첫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바이부 섬유 완제품 거래 플랫폼이다. 원단 도매상과 의류 제조업을 연결하고, 원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수급 매칭 효율을 높였다. 또한 통합 창고 네트워크, 물류 관리, 금융 서비스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여 전반적인 공급 효율성을 향상했다.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취안부(全布) 방직 거래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방직 원료 공급 업체부터, 방직 기계 생산 업체, 직조 공장, 날염 공장, 의류 공장, 무역상 등 방직 산업 사슬의 모든 기업을 포함한다.

취안부 플랫폼은 AIoT 및 SaaS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술은 방직 기업의 유휴 장비 활용뿐만 아니라 플랫폼에서 개발한 공장 원격 통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관련 기술 개발 필요성을 없애고, 실질적인 원가절감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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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바이부는 2020년 6월 쥐시(巨細), 즈롄왕(織聯網)과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체결했다. 쥐시의 주요 사업은 ERP, 창고 클라우드 등 방직 관리 소프트웨어이고, 즈롄왕은 MES 생산 관리 시스템과 직물 생산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인수합병 이후 바이부의 클라우드 공장과 스마트 직조 서비스는 더욱 향상되어 주문·금융·생산·창고·물류 등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B2B 거래 플랫폼을 넘어 산업 인터넷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바이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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