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큰 中 MZ, 한 달 월급 40% ‘설 맞이 용품’ 구매에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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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비 주력군으로 부상한 90년대생, 00년대생 청년이 ‘녠훠(年貨)’ 구매 행렬에도 합류했다. 녠훠(年貨)는 중국에서 춘절(春節·음력설)을 맞기 위해 장만하는 물건이나 가족∙친지에게 전할 선물 등을 말한다.

이들이 녠훠를 사는데 쓰는 돈은 얼마이며, 가장 인기 있는 녠훠는 무엇일까? 중국 인터넷 기업 넷이즈(網易)가 1인 미디어 차오즈(槽值)와 연합으로 중국 MZ세대 3428명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자.

사진 차오즈

사진 차오즈

돈 많이 쓰는 건 80년대생, 잠재력 기대되는 건 00년대생  

녠훠 구매에 가장 적극적인 세대는 빠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자)로 조사됐다. 이들은 91.3%라는 압도적인 참여율을 보였다. 녠훠 구매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세대도 빠링허우였다. 빠링허우 응답자 중 22.71%가 올해 녠훠 구매에 8000위안(약 145만 원) 이상을 쓸 것이라 답했다. 2만 위안(약 363만 원) 이상 쓸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3.38%나 됐다.

어린 줄만 알았던 링링허우(2000년 이후 출생자)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들은 상당수가 아직 재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이나 녠훠를 사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링링허우 응답자 중 녠훠 구매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76%에 달했다. 링링허우 중 녠훠 구매에 2만 위안 이상을 쓰겠다는 사람도 지난해보다 두 배나 늘었다.

조사를 담당한 차오즈는 “구매 잠재력이 가장 큰 세대는 링링허우”이며 “(이들은) 이제 막 취업하고 번 돈으로 녠훠를 사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대별로 선호하는 ‘설맞이 용품’과 ‘구매기준’ 모두 제각각  

시민들이 20일 허베이(河北)성 싱타이(邢台)시 난허(南和)구의 한 시장에서 설맞이 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시민들이 20일 허베이(河北)성 싱타이(邢台)시 난허(南和)구의 한 시장에서 설맞이 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견과류, 과일, 간식은 세대를 막론하고 중국인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녠훠다. 그러나 이것들을 제외하고, 세대별로 선호하는 녠훠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매 기준이 다르게 나타났다.

유행에 민감한 링링허후(2000년 이후 출생자)는 운동기구와 메이크업 용품 등에 관심이 많았다. 이들은 각 플랫폼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돌며, 유행을 파악하고 녠훠를 구매했다.

옌쯔(顏值). 한국어로 ‘비주얼’을 중시하는 주우허우(1995년 이후 출생자)는 녠훠 구매 시에도 ‘비주얼’과 ‘분위기’를 중시했다. 이들은 타 세대보다 쉽게 예쁜 포장에 현혹되는 경향을 보였다.

실용노선을 걷고 있는 주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는 가성비를 중시했으며, 반대로 빠우허우(1985년 이후 출생자)는 비싼 녠훠 구매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위아래로 돌볼 사람이 있는 빠우허우는 영유아용품, 중장년용품, 금은 장신구 등을 선호했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빠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자)는 가격에 상관없이 물건의 ‘품질’을 가장 많이 따졌다. 치우허후(1975년 이후 출생자)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건강용품 구매에 많은 돈을 썼다.

설맞이 용품 준비는 30일 전부터… 온·오프라인 소비 전부 ‘들썩’   

대부분의 사람이 춘절을 한 달 앞두고 녠훠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더 일찍 녠훠를 준비했지만, 눈에 띄는 차이는 아니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에게 온라인으로 설 선물을 사주는 것은 중국 젊은 세대의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다. 한 링링허우 네티즌은 “올 설에 부모님께 가습기, 족욕기, 에어프라이어를 사드렸다”며 우스갯소리로 “녠훠가 나보다 더 일찍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녠훠 구매 루트.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68.45% (1위), 배달 및 퀵커머스 플랫폼 28.92% (2위), 라이브커머스 22.65% (3위) / 오프라인: 오프라인 상점 및 대형 슈퍼마켓 23.79%(1위), 춘절 맞이 용품 시장 및 소매시장 33.30% (2위), 집에서 직접 준비 20.85% (3위). 사진 차오즈

녠훠 구매 루트.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68.45% (1위), 배달 및 퀵커머스 플랫폼 28.92% (2위), 라이브커머스 22.65% (3위) / 오프라인: 오프라인 상점 및 대형 슈퍼마켓 23.79%(1위), 춘절 맞이 용품 시장 및 소매시장 33.30% (2위), 집에서 직접 준비 20.85% (3위). 사진 차오즈

그러나 오프라인에서 녠훠를 사겠다는 소비자는 여전히 80%에 달한다. 더욱이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만큼, 중국 각지의 춘절 맞이 용품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통 큰 중국인, 한 달 월급 40% ‘설맞이 용품’ 구매에… 

조사 결과, 중국 MZ세대가 녠훠 구매에 쓰는 돈은 개인 월급의 40%에 육박했다. 또한, 응답자들은 춘절 때 돈을 가장 많이 쓰는 항목으로 설맞이 용품 구매(1위), 주변 선물 구매 (2위), 세뱃돈 지급(3위), 모임 참석(4위), 왕복 교통비(5위)를 꼽았다.

이밖에, 중국 여성은 부모와 자기 자신에게, 중국 남성은 애인과 자녀에게 돈을 많이 쓰는 경향을 보였다.

부모님, 반려동물과 함께 설 명절 보내고 싶어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부모님과 함께 설 명절을 보내고 싶어했다. 또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설 명절’이 올해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2022년 중국의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4936억 위안(약 89조 86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면서, 설 연휴 기간 반려동물 케어 및 탁송에 쓰이는 비용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설 명절을 앞두고 수천 위안을 들여 반려묘 3마리와 함께 고향에 내려갔다”며 “비싸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설 명절 보내고 싶은 곳. 본인의 고향 (66.57%) 직장·학업 등으로 현재 있는 곳 (21.16%) 애인·친구네 집 (5.92%) 가고 싶었던 도시나 나라 (1.55%) / 설 명절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 부모 (68.05%) 애인 (17.63%) 자녀 (5.99%) 혼자 (4.72%) 친구 (1.76%) 반려동물 (1.48%).사진 차오즈

설 명절 보내고 싶은 곳. 본인의 고향 (66.57%) 직장·학업 등으로 현재 있는 곳 (21.16%) 애인·친구네 집 (5.92%) 가고 싶었던 도시나 나라 (1.55%) / 설 명절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 부모 (68.05%) 애인 (17.63%) 자녀 (5.99%) 혼자 (4.72%) 친구 (1.76%) 반려동물 (1.48%).사진 차오즈

그리운 고향의 맛, 명절 끝 고향 특산품 사서 돌아간다  

귀성할 때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법. 응답자 10명 중 5명이 설 명절 전후로 ‘고향 특산품’을 사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오즈에 따르면,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역 특산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지역 특산품은 이리(伊利)산 쉰마창(薰馬腸), 신장(新疆)산 양고기, 칭다오(青島)산 해산물, 하얼빈(哈爾濱)산 훙창(紅腸), 산시(山西)산 묵은 식초(陳醋)등이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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