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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명단 보면 안다"...다보스포럼, 3년 만에 확 바뀐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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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정·재계 리더와 학계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16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의 정상 개최라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포럼의 '억만장자 참석자 명단'을 주시하면 전쟁·질병 등으로 격변한 세계정세가 확연히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매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의 유명 휴양지 다보스의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매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의 유명 휴양지 다보스의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53회를 맞은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인사는 2700여 명.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가 630여 명이고 그중에서도 억만장자(자산 10억 달러, 약 1조2000억원 이상) 기업인은 116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라진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다. 포럼 주최 측은 지난해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하며 서방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인과 관계를 종료했다. 겐나니 팀첸코 볼가그룹 회장 등 러시아의 대표적인 기업인 대다수가 제재 대상에 올라있어, 지난해(5월 개최)에 이어 이번에도 러시아인의 모습은 다보스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포럼에 드나들었던 이들 모두 "사실상 추방당한 셈"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억만장자 참석자 명단에는 중국인 부자도 없다.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강력하게 시행됐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봉쇄 정책 탓에 중국 증시는 끝을 모르고 추락했고, 이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의 재산이 총 2240억 달러(약 276조원) 증발했다"며 그 이유를 분석했다. 중국 경제가 비틀거린 탓에 다보스에 명함을 내밀 억만장자가 없었단 뜻이다.

인도의 석탄 재벌 고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인도의 억만장자 13명 중 한 명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의 석탄 재벌 고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인도의 억만장자 13명 중 한 명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 부자들의 빈자리를 채운 이들은 유가 상승으로 이득을 본 중동의 석유 재벌들과 지속적으로 다보스포럼에서 입지를 다져온 인도 재벌들이다.

특히 지난해에만 재산을 440억 달러(약 54조원) 불린 석탄 재벌 고탐 아다니(아다니그룹 회장)를 비롯해 억만장자 13명이 참석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도를 주목할 만하다. 심지어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영국에서 오는 철강 재벌 락슈미 미탈(아르셀로미탈 회장)마저도 인도 출신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앞으로 인도 재계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인도 출신의 영국 국적 철강 재벌 락슈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AFP=연합뉴스

인도 출신의 영국 국적 철강 재벌 락슈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AFP=연합뉴스

가장 많은 억만장자가 참석하는 나라는 미국(33명)이다. 경제위기를 맞은 유럽에선 18명이 참석한다. 한국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다보스행 항공편에 올랐다.

바이든·시진핑은 불참...G7 중 독일 총리만 참석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무대의 주요 인사들도 출동한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불참해 G7(주요 7개국, 미국·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일본) 정상 중에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만 참석한다.

올해 53회째를 맞은 다보스포럼. 이번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EPA=연합뉴스

올해 53회째를 맞은 다보스포럼. 이번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EPA=연합뉴스

대신 미국 정부는 존 케리 기후특사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보낸다. 중국에선 시 주석을 대신해 류허 부총리가 얼굴을 내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화상 연설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즈니스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해 19일,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특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팬데믹 이후의 경제와 미·중 갈등, 기후변화, 러-우크라 전쟁 등이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포럼은 다시 돌아온 지정학의 압박 속에서 그간 다보스포럼이 만들어온 세계화된 세상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년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다보스포럼은 팬데믹 여파로 2021년에는 취소됐고, 지난해는 5월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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