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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 ‘진입 차단시설 미작동’ 경위 집중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당시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유관기관은 지난달 30일 오전부터 1차 합동 감식을 벌였다. 손성배 기자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유관기관은 지난달 30일 오전부터 1차 합동 감식을 벌였다. 손성배 기자

13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6일 도로 관리 주체인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이하 제이경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가운데 화재 당시 도로 양방향에 설치돼 있던 터널 진입 차단시설 중 안양에서 성남 방향의 시설만 작동하고, 반대쪽인 안양 방향 차단시설은 작동하지 않은 점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다.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지난달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지난달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경인 측이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상황실이 화재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불이 난 지 2분 뒤인 사고 당일 오후 1시 51분이다.

제이경인 상황실은 즉시 순찰대를 현장에 출동시켰다. 순찰대는 방음터널 전체로 불이 번지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상부에 보고했다. 순찰대의 현장 도착 시간과 보고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화재가 번지자 제이경인 상황실은 오후 2시께 터널 진입 차단시설 작동을 시도했다. 이때 성남 방향의 시설만 작동하고, 안양 방향 차단시설은 화재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안양 방향을 달리던 운전자들은 화재 위험성을 모른 채 터널에 진입했다. 사망자 5명은 모두 안양 방향 차로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전기 공급이 끊겨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게 됐다는 제이경인 측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화재 인지 시점으로부터 시설 작동까지 9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상당히 지체했다고 보고 있다.

터널 등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는 위험성이 더욱 큰데, 제이경인 측의 조처가 늦어 피해 예방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경찰은 제2경인고속도로의 터널 화재를 비롯해 전국 다른 도로의 터널 화재 사례까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제이경인 상황실 총괄 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로써 경찰이 이번 화재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입건한 사람은 최초 발화한 트럭 운전자, 트럭을 소유한 폐기물 업체 대표, 제이경인 상황실 관계자 3명 등 총 5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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