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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마 합법 지역 늘자…아동 섭취 4년 만에 14배 급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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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용 대마가 합법화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판매점의 상품들. EPA 연합뉴스

기호용 대마가 합법화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판매점의 상품들. EPA 연합뉴스

미국 상당수 주(州)가 기호용 대마를 허용하면서 우연히 대마 성분이 든 식품을 섭취한 아동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독극물 센터의 전국 독극물 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2017∼2021년 동안 전국적으로 6세 미만 아동이 의도치 않게 식용 대마를 먹었다고 신고된 사례는 7040건으로 집계됐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7년 207건이던 신고 건수는 2021년 3054건으로 늘어났다. 4년 만에 14배 가까이(1375%) 늘어난 것이다.

미국 소아과학 저널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이 연령대 아동의 우발적인 대마 노출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연구자들은 아동의 대마 섭취가 급증한 정확한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진 못했다. 연구 공동책임자인 앤토니아 네마니치 박사는 다중적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동이 집에 더 자주 머물렀던 대유행 기간에 특히 급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기호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한 주의 주민은 합법화되지 않은 주보다 20% 이상 대마를 사용했다. 2017년까지는 8개 주와 워싱턴DC에서만 기호용 대마가 허용됐고, 30개 주에서 의료 목적으로만 대마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각각 19개, 40개 주로 늘어났다.

네마니치 박사는 "대마 사용을 합법화한 지역이 증가하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지만 관련 규정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식용 대마는 사탕이나 쿠키, 브라우니, 초콜릿 등 아동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에 포함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비정상 유통 경로인 암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의 포장은 진짜 상품과 거의 같아 보인다고 짚었다. 포장지에 대마나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이 포함돼 있다는 경고문이 적혀 있어도, 글씨가 작아 많은 아이들이 이를 읽지 못한다.

CNN은 "불법 복제품이 나돌면서 대형 식품업체들이 해당 업체를 고소했지만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며 "복제 상품의 일부 포장에는 아동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까지 그려져 있다"고 전했다.

아동이 대마에 노출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DCC)는 그런 아동은 매우 아플 수 있고 걷기나 앉기, 호흡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도 아동이 대마에 노출되면 심장 문제, 정신착란, 구토,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동은 체중이 가벼워 약물 영향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며 노출된 아동의 4분의 1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마 제품을 아동의 손이 안 닿는 곳에 보관할 것을 권했다. 해당 제품의 포장을 쉽게 뜯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업계에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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