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육전문대학원’, 엎어진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통합 논의 마중물?

중앙일보

입력

교육부가 교대와 사범대를 합쳐 ‘교육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한다. 단과대 형태로 운영되던 교대와 종합대학에 속한 사범대 통합 모델인 교육전문대학원을 만들어 교원 양성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부산교대와 부산대처럼 그간 개별 대학 단위로 추진되던 교대ㆍ종합대학 통합 논의도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학부ㆍ대학원 6년… 교사 양성 확 바뀐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교대와 사범대 혁신을 돕기 위한 새로운 교원양성체계 모델도 마련하겠다”며 교육전문대학원 설립안을 제시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이어 “인재 양성 전략회의를 출범해 교육부 주도의 국가 인재양성 체계도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교원전문대학원 운영 틀을 잡고 165억원을 들여 전국 교대와 사범대 가운데 2, 3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이르면 상반기 중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반 대학에서 2학년을 마친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해 4년간 대학원 교육을 거치는 이른바 ‘2+4’ 모델, 혹은 학부 4년 과정에서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해 대학원 2년 과정을 밟는 ‘4+2’ 방식이 유력할 전망이다.

멈춘 통합논의, 교육부 시범사업 ‘급물살’ 타나  

2021년 4월 통합논의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하고 협상을 해온 부산교대와 부산대는 교육부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대학은 정부 교육전문대학원 설립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새로운 교원 양성모델 제시’를 기치로 통합 논의를 이어왔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통합 추진 배경이 됐다.

하지만 지난 1년 6개월간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통합에 좀 더 적극성을 보이는 쪽은 부산대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통합 시 교대 학생들에 대한 1인당 교육비 대폭 상향과 교수 대상 연구비 지원 등을 약속했다. 가장 예민한 초등임용고시 응시 자격과 관련해서는 “학칙을 통해 타 단과대 학생의 초등교육 복수전공 금지를 규정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비(非)교대’ 재학생이 복수전공을 통해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다.

통합이 성사되면 수준 높은 교원과 재학생을 확보해 양질의 교원 양성 시스템을 마련 수 있고, 이에 따른 수백억원대 국고 지원 또한 교육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게 부산대 생각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1년 넘게 통합 논의를 이어 오면서 신뢰를 쌓았다. 두 대학이 교육부 교육전문대학원 시범사업에 함께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대 내부 진통 여전 “리더십 실종” 비판도  

반면 부산교대 내부에선 여전히 진통이 극심하다. 통합 논의에 참여해온 부산교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교직원과 교수 등은 비교적 통합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재학생 사이에선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입김이 강한 동문회 또한 학교 안팎에서 공공연히 반대 여론을 높이는데 ‘통합 찬성론자’로 당선된 박수자 총장 리더십은 실종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1년 4월 19일 부산교대 본관 앞에서 부산대와 통합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부산교대 총동창회 회원들이 차정인 부산대 총장의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4월 19일 부산교대 본관 앞에서 부산대와 통합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부산교대 총동창회 회원들이 차정인 부산대 총장의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교대는 지난달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설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학생 등 반발로 이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설문조사는 ‘현행 유지’와 ‘인근 지역 교대 통합’, ‘단과대학 전환’(부산대 통합) 등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후 교대 내부의 통합 논의는 중단됐으며, 새 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3월 이후에도 설문 진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산교대 관계자는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 주재로 전국 교대 교수들이 참여하는 회의가 오는 18일 열린다”며 “이 회의에서 교육전문대학원 대응 관련 논의도 할 예정이며 회의 결과를 토대로 부산대와 통합 문제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