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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혁신 기업가의 꿈을 사는 ‘혁신장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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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종욱 조달청장

이종욱 조달청장

대형 화재사고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그런데 이 경우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다. 문득 2~3분 정도만 호흡할 수 있게 해주는 개인 휴대용 장치가 있으면 모두 살릴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 산소캔, 산소마스크 등의 이름을 가진 제품들이 나온다. 800㎖ 크기 스프레이 형태다. 너무 크다. 이래서는 휴대하기 곤란하다. 손안에 들어올 만큼 작고 가벼워야 한다. ‘만들 수만 있으면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될 텐데, 어렵겠지’라며 즐거운 상상을 한다.

실제로 혁신기업가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혁신제품을 만들어낼까. 혁신장터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혁신장터는 기술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혁신제품의 최초 구매자가 되어주는 혁신조달제도의 종합포털이다. 시간이 나면 자주 혁신장터를 찾는다. 새로운 혁신제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인생 도전 스토리가 있고 열정, 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대기업을 다니던 4명의 직장동료가 새로운 기술 하나만 믿고 같이 퇴사해 창업한 이야기, 직장생활 내내 품고 있던 아이디어로 50대 창업에 뛰어든 사례, 공대에서 자체 연구한 지식과 5년간 계획표를 갖고 휴학한 26세 청년 창업가. 그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뛰게 한다.

혁신제품을 탄생시킨 사람들은 모두 그 분야 최고 전문가였다. 많은 경험과 상상을 토대로 ‘세상에 없는 최초의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다. 기존 기술을 다 터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 조합을 탐구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골몰한다.

혁신기업가들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견뎌온 사람들이다. 한 기업가는 구상부터 시제품 개발까지 11년이 걸렸다고 한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이 한발씩 묵묵히 나아간다.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신이 준 가장 큰 재능이 노력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난달에 회사가 망하는 줄 알았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게 벌써 몇 번째라는 혁신기업가. 그들을 버틸 수 있게 한 가장 큰 힘은 ‘꿈’이라고 얘기한다. 세계 최초 제품, 세계 최고 기업을 향한 꿈. 그런데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인류의 과학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해서 놀라웠다. 한 명만 살려도 노력의 가치를 한다며 제품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은 숙연하게 만든다.

혁신장터도 꿈이 있다. 많은 사람이 최초의 질문을 던지고, 집단지성으로 그 답을 같이 찾아가는 사회. 혁신기업가의 곁에서 위험을 분담하고 격려하는 사회. 누군가의 꿈을 실현하도록 도움을 주는 사회. 대한민국 혁신장터의 꿈이다.

이종욱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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