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 설명으로 끝난「연극…」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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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문화부는 15일 오전10시30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내년을「연극·영화의 해」로 정한 취지를 장관이 직접 참석해 연극인들에게 설명하는 초청간담회를 마련.
문화부는 지난 7월「문화발전 10개년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그 첫해인 내년을「연극·영화의 해」로 정해 집중지원하기로 했었는데 연극협회는 이 같은 문화부의 방침을 환영하는 한편, 연극인들의 숙원을 총괄한 건의안을 만들어 14일 오후 문화부에 전달하고 이날 간담회에서 공식 발표.
「91년 연극의 해에 할 일 들」이란 건의문은「91년도 사업」과「91년 중 착수해야할 중장기 사업」으로 나눠져 그 동안 연극계에서 언급됐던 희망사항을 총망라.
91년도 사업으로「91연극 큰 잔치」와「해외연극제 참가유도 및 지원」이 요구됐고 중장기계획으로는 ▲공연예술인 전문교육을 위한 대학수준 4년제 국립공연예술대학설립추진 ▲연극을 초·중·고교 교육과정의 정규 기초과목으로 채택, 교직과목을 이수한 연극전공졸업생의 교사채용 ▲문화정보 매개사업(게시판설치·종합공연정보지 발행지원)등이 제안됐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문화부 이어령 장관이 국회 문화공보상임위에 참석하느라 예정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행사순서가 뒤바뀌는 등 혼선, 그렇잖아도『관에 끌려간다』는 느낌에 편치 않던 연극인들의 심기를 자극.
연극협회 측은『장관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건의안에 대해 토론해보자』고 제안했으나 참석자들은『장관 체면 살리기 위한 들러리』『장관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이 초라하다』는 자조와『이미 결정돼 장관에게 제출된 안을 새삼 검토할 것이 뭐가 있느냐』『억지로 진행하기보다 쉬면서 기다리자』는 등 반론은 계속.
이 장관은 낮 12시를 조금 넘기고서야 행사장에 등장, 사과한 뒤 40여분간여의 달변을 토로. 이 장관은 일방적으로 취지설명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극장측에서 급히 마련한 도시락을 먹고『2시부터 상임위가 재개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며 국회로 향했다.
결국『연극인들의 얘기를 듣고싶어 마련한 자리』라는 장관의 뜻에도 불구하고 장관은 연극인들의 얘기를 거의 듣지 못했으며,『직접 못 들어도 뜻은 전달될 것』이라는 장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연극인의 뜻을 모을 토론회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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