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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정진상 부른 檢, 이재명 소환통보…李 "내가 그리 무섭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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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윗선’으로 지목해 온 이재명(58)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검찰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최근 이 대표에게 소환장을 보냈고 이 대표 측은 내용을 확인했다. 소환장에 적시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제공이다. 검찰관계자는 “실제 소환일은 이 대표 측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12월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2022년 12월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제3자 뇌물제공이란,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하게 할 때 성립되는 범죄다. 형법상 법정형은 징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뇌물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된다. 특히 1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6개 기업이 성남FC(성남시민프로축구단)에 총 178억원가량의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 등과 관련한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뿐만 아니라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서울중앙지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수원지검) 등으로 복수 검찰청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이번 성남지청의 소환은 성남FC 관련 의혹에 관한 조사를 위한 것이다. 

당초 정치적 파장 등을 고려해 한 번의 소환으로 모든 의혹을 한꺼번에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의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뇌물 공여자들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된 성남지청이 먼저 소환장을 보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또한 소환 통보 사실이 알려진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주민등록상 생일이기도 하다.

21일엔 오전부터 자정까지 李 최측근 정진상 소환조사

2022년 11월 18일 정진상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한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일 정 전 실장을 구속기소하며 “대장동 민간사업자 측으로부터 428억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 받았다”라는 등의 혐의를 제시했다. 뉴스1

2022년 11월 18일 정진상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한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일 정 전 실장을 구속기소하며 “대장동 민간사업자 측으로부터 428억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 받았다”라는 등의 혐의를 제시했다. 뉴스1

 성남지청은 이 대표를 소환에 앞서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공범인 정 전 실장을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자정까지 조사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관련해 부정처사후수뢰 등의 혐의로 지난 9일 구속 기소된 상태다. 정 전 실장은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 등으로부터 “사실상 구단주”라고 지목돼 왔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사건에 연루된 6개 기업 중 가장 집중적으로 수사를 받는 건 50억원을 낸 두산건설과 39억원을 낸 네이버다. 검찰은 지난 9월 30일 A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과 B 전 두산건설 대표를 각각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당시 공소장에서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현 우아한형제들 부회장)를 소환 조사했다. 네이버가 이 대표 측근들이 운영하던 시민단체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제공했고 이중 39억원이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으로 전달된 경위를 묻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지난달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 (전 희망살림 상임이사)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쳤다.

이날(22일) 오전 춘천지검 속초지청 신청자 준공식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한 성남지청의 소환 통보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검찰은 성남시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있었던 성남시 관계자들과 부동산개발업자들 간의 유착 비리를 수사해오고 있지 않나”라며 “통상적인 지자체의 토착 비리에 대한 수사이고 절차에 맞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내가 그렇게 무섭나…없는 먼지 만들려고 십수 년”

이날 이 대표는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나 묻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십수년 동안 탈탈 털려왔다. 없는 먼지를 만들어내려고 십수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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