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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이번엔 빅스텝…“내년 금리인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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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거듭 통화 긴축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4.5%까지 기준금리 상단을 끌어올린 Fed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치(2%)까지 떨어진다는 확신이 없으면 내년 중 금리 인하는 하지 않겠다고도 못 박았다. 시장에선 완만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Fed는 13~14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결정했다.

이로써 Fed는 올해 한 해에만 기준금리를 4.25%포인트 끌어올렸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앞서 Fed는 지난달까지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고강도 통화 긴축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5개월 연속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빅스텝으로 인상 폭을 한 단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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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년에 다다를 기준금리의 종착지는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이날 Fed가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이 전망한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5.1%로, 지난 9월 예상치(4.6%)에서 0.5%포인트 올랐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약적인 정책 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hikes)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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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2023년 중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2%로 둔화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경제 전망에서도 내년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기대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것은 쉽게 둔화하지 않는 서비스 물가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1년 반 동안 꿈적하지 않았던 상품 가격이 꽤 빠르게 돌아섰지만, 주택 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데다 서비스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비스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여전히 매우 과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5%로 대폭 하향하는 한편 실업률(4.4%→4.6%)과 물가상승률(2.8%→3.1%) 전망치도 올렸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0.5% 성장을 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세를 훨씬 밑도는 느린 성장일지라도 (성장률은) 플러스”라며 “완만한 실업률 증가를 통해 노동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분석기관들은 FOMC 결과를 놓고 대체로 ‘예상된 매파적 신호’라는 해석을 내놨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내년 2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 후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국제금융센터도 “Fed의 매파적 발언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기준금리가 다시 인하되는 것은 내후년인 2024년부터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착륙에 실패할 위험이 확대되면서 내년 중반 또는 하반기에 경기 침체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향후 금리 인상 폭은 결정된 바 없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완화로 돌아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는 긍정적 해석도 존재한다. 웰스파고는 “시장 우려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 내년 2월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린지 피에그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Fed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Fed의 빅스텝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28포인트(1.6%) 내린 2360.97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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