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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킹’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 대 ‘왕위 계승자’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

아르헨티나 간판 공격수 메시는 생애 마지막 월드컵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왼쪽), 프랑스 간판 공격수 음바페는 1962년 브라질 이후 60년 만의 2연패에 도전한다. [신화·AP=연합뉴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르헨티나 간판 공격수 메시는 생애 마지막 월드컵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왼쪽), 프랑스 간판 공격수 음바페는 1962년 브라질 이후 60년 만의 2연패에 도전한다. [신화·AP=연합뉴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영국 미러는 1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의 관전 포인트를 이렇게 소개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을 제패한 ‘디펜딩 챔프’ 프랑스가 이날 대회 4강전에서 ‘돌풍의 팀’ 모로코를 2-0으로 제압하며 두 수퍼스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아르헨티나는 하루 전 열린 또 다른 준결승에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두 나라는 19일 0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아르헨티나는 1986년 이후 36년 만의 정상 탈환, 프랑스는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결승전 결과에 따라 골든볼(MVP)과 골든부트(득점왕) 주인공도 함께 가려질 전망이다. 미러는 “작가가 시나리오를 써도 이보다 더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결승 대진을 만들진 못할 것”이라면서 “파리생제르맹(프랑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현 세대 최고(메시)와 다음 세대 최고(음바페)가 세계 축구 왕좌를 걸고 전쟁을 벌인다”고 전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와 세계 축구를 양분한 메시는 소속팀에선 숱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선 무관에 그쳤다. 8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결승에 올라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다섯 번째이자 ‘라스트 댄스’ 무대인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메시는 “위대한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에 1-2로 패했지만, 이후 2연승을 거둬 C조 1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6강에서 호주, 8강에서 네덜란드 각각 꺾은 뒤 4강에서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마저 제압했다.

결승에 오르는 과정에서 메시는 새로운 기록을 쏟아냈다. 월드컵 본선 개인 통산 25경기에 출전하며 로타어 마테우스(독일)가 보유한 최다 출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아르헨티나 본선 최다골(11골) 기록도 새로 썼다. 이번 대회에만 5골을 넣어 음바페와 득점 공동 선두다.

하지만 메시는 그 어떤 기록보다 우승을 원한다.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정상으로 이끈 우상 디에고 마라도나처럼 조국에 우승 트로피를 바치는 꿈을 꾼다. 메시는 “우리는 (사우디전 패배로) 시험대에 올랐지만, 스스로 (얼마나 강한지) 증명했다.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4골을 몰아치며 프랑스의 우승을 이끈 음바페는 이후 전성기를 질주 중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5골을 넣은 그는 또 한 번의 우승과 함께 조국 프랑스에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1998·2018년) 트로피를 바치고,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각오다. 월드컵 2연패는 이탈리아(1934·38년)와 브라질(1958·62년)만 경험한 진기록이다.

음바페는 앞서 월드컵 무대에서 메시를 뛰어넘은 경험이 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16강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어 직접 두 골을 터뜨리며 프랑스의 4-3 승리를 견인했다. 당시 메시는 무득점에 그쳤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진행한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세대가 이끌어 갈 때가 왔다. 메시와 호날두, 당신들은 머지않아 멈출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ESPN은 “메시가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역대 최고(GOAT·Greatest Of All Time)’가 될까, 아니면 음바페가 이끄는 프랑스가 펠레의 브라질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할까”라며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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